건강 불평등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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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연중기획 함께 넘자, 양극화] 1부 건강불평등 사회 ③ 흡연이 계층을 가른다
한 백화점 여직원 흡연율 42% 지난 3일 서울 한 백화점 옥상의 직원 흡연실. 두 평 남짓한 공간에 여직원 대여섯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 흡연실의 대형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수백 개 꽂혀 있다. 흡연실 밖에도 여성 직원들이 삼삼오오 담배를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백화점에서 일한 지 4년째라는 이정순(가명·30)씨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피운다”고 말했다. 이씨는 20대 초반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하루 한 갑 정도 피운다. 곧 결혼할 계획이어서 담배를 끊으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젊은 여성도 소득·학력별흡연율 격차 점점 벌어져 같은 매장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 10명 가운데 9명이 담배를 피운다는 게 이씨의 얘기다. 그러다 보니 담배 끊기가 더욱 어렵다. 자주 목이 칼칼하고 아파서 담배를 끊어보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몇 시간을 못 버티고 다시 담배를 입에 문다. “휴식시간마다 같이 피우다 보니 누가 먼저 담배를 끊기가 어렵다. 게다가 종일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홧김에 다시 피우게 되고 ….” 이날 흡연실에서 만난 백화점 여성 노동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항상 웃으면서 사람을 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며 “담배라도 피우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백화점 판매직 여성 직원들은 15분씩 하루 5차례 정도 있는 휴식시간에 주로 담배를 피운다. 실제 서울의 한 백화점 여성 노동자 862명을 한국금연운동협의회가 조사했더니 흡연율은 42.4%로 나타났으며, 평균 흡연량도 하루 7.92개비에 이르렀다. 흡연 기간은 5.92년, 담배를 시작한 시기는 평균 20.5살이었다. 흡연 실패 이유에서는 스트레스가 51.8%로 가장 높았으며, 이들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5%는 금연할 의지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살 여성 흡연율,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여성 노동자 흡연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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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수는 “전반적인 흡연율 감소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금연정책이 백화점 여성 노동자 등 젊은 직장여성과, 취약계층에게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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