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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29 19:18 수정 : 2015.04.29 13:47

<투윅스>

황진미의 TV 톡톡

<투윅스>(문화방송)는 <내 딸 서영이>를 쓴 소현경 작가의 16부작 드라마로,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호평을 모으고 있다. <투윅스>는 살인 누명을 쓴 주인공의 2주간의 탈주 과정을 담은 범죄 액션물이자, 쓰레기처럼 살아가던 한 남자가 생의 가치를 깨닫고 성숙한 인간이자 아버지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휴먼드라마이다.

삼류 양아치인 장태산(이준기)은 8년 만에 찾아온 서인혜(박하선)로부터 자신에게 딸이 있으며, 그 딸이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혈액 검사 후 골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장태산은 2주 후 골수 이식을 해주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바로 그날, 장태산은 살인 누명을 쓰고 현장에서 체포된다. 부산 조폭 출신의 사업가 문일석(조민기)은 정치인 조서희(김혜옥)와의 밀담이 담긴 디지털카메라가 사라지자 유치장에 있는 장태산을 죽이려 하고, 장태산은 살아서 골수를 주기 위해 탈주한다. 문일석과 조서희에게 아버지를 잃고 오랫동안 둘의 유착을 파헤치던 검사(김소연)는 장태산을 뒤쫓다가 사건에 의문을 품게 되는데….

<투윅스>에는 단순한 범죄 액션물과 달리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매력이 있다.

첫째, 장태산에게는 반드시 살아야 할 당위가 있다. 장태산에게 2주일은 누명을 벗고 살아날 도주의 시간이자, 존재조차 몰랐지만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딸에게 골수를 주기 위해 잡아놓은 시간이다. 그는 자신의 생존보다 딸을 살려야 한다는 당위로 투혼을 발휘한다. 아픈 딸도 수동적인 대상이 아니다. 8살 난 아이지만 딸은 죽음의 공포와 불안을 견디는 주체이자, 삶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발현하는 존재이다. 아이를 살려야 한다는 당위로 인해 시청자들은 장태산의 탈주를 강력히 염원하게 된다.

둘째, 파렴치한으로 보이던 장태산이 점점 악인이 아님을 알게 된다. 드라마는 장태산의 두 번의 전과가 문일석의 협박에 의한 것이었고, 인혜에게 낙태를 강요하고 떠났던 이유도 인혜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알려준다. 미혼모였던 어머니가 자살하자 보육원에서 자라게 된 장태산은 문일석의 수하가 되었지만, 어머니의 자살이 남긴 외상으로 그는 살육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자본과 권력을 지닌 문일석과 조서희는 잔학하다. 특히 청렴하고 자애롭기로 이름난 조서희는 탐욕과 살기로 가득 찬 인물이다. 드라마는 태생부터 악인으로 받아들여지는 ‘탈주범 장태산’과 존경받는 지도자로 추대되는 ‘3선 의원 조서희’를 대비시키며 선악의 이면을 들여다보도록 한다.

셋째, 장태산은 도주 과정을 통해 점점 더 나은 인간이 된다. 문일석이 장태산에게 누명을 씌우고 죽이려 한 것은 그가 만만했기 때문이다. 문일석은 그에게 “야망도 독기도 없는 쓰레기”라 말한다. 장태산은 삶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못한 채 “오늘 죽어도 좋고, 내일 죽어도 좋다”며 살았다. 그에게 죄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 죄일 것이다. 그러나 인혜의 방문과 딸의 존재로 그는 잊고 있던 소중한 마음을 되살려낸다. 그는 도주 과정에서 홀로 출산하는 산모를 도우며 자신이 내친 인혜와 딸을 떠올리며 흐느낀다. 그에게 2주는 삶의 의미를 되찾고, 아버지 되기를 수련하는 혹독한 수행의 시간이다.

여기 사회경제적 약자였기에 쉽게 범죄에 물든 한 사내가 있다. 그는 사랑도 잃고 소망도 잃은 채 되는대로 살다가, 사랑했던 여자와 딸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깨닫고 자기 삶을 지키고자 고군분투한다. 어찌 그의 탈주를 응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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