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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13 11:58 수정 : 2018.11.13 19:50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예결위 소위 관련 간사 회동 뒤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경화 기자

더 친절한 기자들
예산 증액 ‘직접’ 목소리…“넣어달라” 1인시위까지
한국당 7대8로 ‘우호표 과반 확보’ 사활
30석 바른미래, 28석 비교섭 ‘차별화’ 안간힘
평화당, ‘호남 대표’ 상징성 밀릴까 전전긍긍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예결위 소위 관련 간사 회동 뒤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경화 기자
“자유한국당이 예결위 소위가 15명에서 더 늘어선 안 된다고 하는데….”(기자)

“그건 한국당 입장이죠. 그게 국회 법이에요? 한국당이 국회(운영)를 정하나요? 아니잖아요.”(이혜훈 바른미래당 예결위 간사)

지난 12일 국회 본청 6층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위원장실 앞. 자유한국당 얘기가 나오자 이혜훈 의원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내년도 국가 예산을 심사하는 예결위에서 바른미래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날 국회 교섭단체 3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예결위 간사들은 ‘예결위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 구성을 두고 위원장실에 모여 막판 기싸움을 벌였다.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회의장 ‘밖’에서 여론전을 펼쳤다. 예결위 소위가 대체 뭐길래 이러는 걸까?

예산 증액에 ‘직접’ 목소리…1인시위까지

정부 예산 심사는 국회의 고유 권한이다. 299명의 의원 중 ‘대표 선수’ 50명으로 예결위를 구성한 국회는 지난 5~12일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470조5천억원 예산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오는 15일부터는 예결위 소위가 가동된다. 소위는 50명 중 15명 안팎을 뽑아 구성하는데, 부처별 사업들의 실질적인 증액과 감액을 논의한다. 소위가 ‘예결위의 꽃’으로 불리는 이유다. 지역구 예산 확보에도 직접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 의원들은 소위에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2016년 11월10일 정운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예결위 소위 배제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도민들과 이를 맞이하고 있는 정운천 의원(뒷모습). 정 의원 블로그
이런 이유로 소위 구성은 해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19대 국회였던 2015년 새누리당(여당)-새정치민주연합(야당) 시절엔 여당이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을 소위 위원으로 뒤늦게 추가하자 야당도 한명을 더 넣으면서 소위 인원이 15명에서 17명으로 늘어났다. 새누리당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 의원이 소위에서 배제된 뒤 당 안팎에서 반발이 나오며 생긴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 김재경 예결위원장(새누리당)이 소위 증원에 반대하면서 결국 15명(여 8명, 야 7명)으로 돌아왔다. 이에 이 의원은 소위에서 빠지게 됐지만, 새정치연합은 뺄 사람을 정하지 못한 채 1명씩 사임과 보임을 반복하며 7명을 맞추는 형태로 소위에 참여해 “인간 쪽지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역구 예산을 챙기려고 예결위 소위에 ‘종이 쪽지’를 밀어넣는 대신 의원들을 번갈아 투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2016년 11월 예결위 소위 배제에 항의하며 국회에서 1인 시위 중인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 정 의원 블로그
20대 국회인 2016년에는 ‘전북 전주을’을 지역구로 둔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이 소위에 배제되자 국회 본청에서 1인 시위를 했고 일부 지역 주민들이 국회에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다.

■ 한국당 ‘우호표 과반 확보’ 사활

올해는 상황이 많이 복잡해졌다. 교섭단체 3당 체제에, 비교섭단체 규모도 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50명의 예결위는 정당 의석 비율에 맞춰 ‘22명(더불어민주당) : 19명(자유한국당) : 5명(바른미래당) : 4명(비교섭단체)’으로 구성됐다. 이에 맞춰 예결위 소위도 ‘7(민) : 6(한) : 2(바) : 1(비교섭)’로 하자는 게 민주당의 안이다. 19대 국회때와 달리 비교섭단체 몫이 확보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지난해 15명이었던 소위가 1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12일 “비교섭단체를 넣자는 이유를 모르겠다. 관례대로 15명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반발했다. 비교섭단체 몫 1명을 빼거나, 민주당 몫 1명을 양보해 15명을 맞추자며 여당을 압박했다.

한국당이 ‘비교섭단체 1명’ 추가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소위에서 ‘우호표’를 과반 확보하려는 셈법 때문이다. 한국당 주장대로 비교섭단체를 빼고 교섭단체 3당만으로 15명을 구성하면 민주당 7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이 된다. 이 경우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바른미래당 2명과 연대해 민주당에 ‘7 대 8’로 붙을 수 있다는 게 한국당의 계산이다. 하지만 비교섭단체가 1명 추가되면 여당에 비교적 우호적인 평화당이나 정의당 의원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 ‘8 대 8’로 전선이 팽팽해진다고 한국당은 보고 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12일 예결위 소위 구성 논의를 위한 교섭단체 예결위 간사 회동에 앞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경화 기자
30석 바른미래, 28석 비교섭 ‘차별화’ 안간힘

사실 지난달 중순까지 민주당을 중심으로 예결위 간사들이 논의하던 소위 구성안은 ‘7(민) : 6(한) : 1(바) : 1(비교섭)’이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에서 “우리와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구성되는 건 곤란하다. 우리가 무조건 2배 이상 돼야 한다”고 크게 반발해, ‘7(민) : 6(한) : 2(바) : 1(비교섭)’로 수정됐다. 바른미래당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올해 초 국민의당이 쪼개지면서 비교섭단체의 규모가 커지게 됐다. 국민의당에서 탈당한 평화당 의석에 정의당과 무소속까지 합하면 비교섭단체가 28석에 이른다. 30석의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교섭단체이자 제3당인 점을 앞세워 캐스팅보터로서의 주목도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적을 바른미래당에 두면서도 정치적 활동은 평화당과 같이 하거나(장정숙, 박주현), 무소속처럼 지내거나(박선숙, 이상돈), ‘한국당행’ 가능성이 점쳐지는(이언주) 의원들이 있어 ‘30석 유지’를 두고도 당 분위기가 현재 뒤숭숭하다. 그런 만큼 “비교섭단체보다 2배”를 주장하며 존재감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지도부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사실 사정이 더 급한 당은 평화당이다. 연말 예산 정국은 지역 기반 정당이 존재감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평화당은 14석 모두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데, 예결위 소위에 1명도 참여하지 못하면 예산 증액과 감액을 직접 논의하는 창구가 막힐 뿐 아니라 호남의 대표 선수라는 ‘상징성’에서도 밀리게 된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비교섭단체가 28명인데 299명 의원의 10%가량 되니 1명은 소위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복잡한 셈범 속에서 여야는 소위 구성을 조만간 마무리짓고 15일부터 소위 심사를 시작해야 한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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