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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7.27 18:38 수정 : 2014.07.27 18:38

영화 <명량>에서 아들이 아비에게 간한다. “승산 없는 싸움이니 전의를 접으시라. 전투에서 이기더라도 임금은 아버지를 해할 것이다.” 낮지만 단호한 어조로 충무공이 답한다. “무릇 장수 된 자의 의리는 충을 따라야 하고, 그 충은 임금이 아니라 백성에게 있다.” ‘국가에 충성, 왕(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이 곧 충(忠)’이라 했던 70년대 교실의 가르침을 무색하게 한 일갈이다. ‘백성을 향한’ 장군의 뜻에 ‘무지렁이 백성’은 기적 같은 승리에 큰 힘을 보태는 것으로 답한다. 영화 속 해전은 왜군의 조총과 조선 수군의 화포, 활 싸움으로 시작해 백병전으로 치닫는다.

조총(鳥銃)은 ‘새를 쏘아 맞힐 수 있을 만큼 성능 좋은 무기’란 뜻으로 화승총의 하나다. 화승총(火繩銃)은 ‘불을 붙게 하는 노끈(화승)’으로 화약에 불을 붙여 쏘는 총이다. 화포와 화전(火箭, 불화살) 등의 총통으로 맞선 조선군의 공격은 위력적이다. 이름은 ‘천자총통’(天字銃筒), ‘승자총통’(勝字-)처럼 총통에 새겨 넣은 글자에서 따왔다. 발음은 [천짜-], [승짜-]이다. 백병전은 ‘서슬이 시퍼렇게 번쩍이는 날카로운 칼날’인 ‘백병’(白兵)을 가지고 ‘적과 직접 몸으로 맞붙어서 싸우는 전투’이다. 영화 속 백병전에는 양날이 서 있는 ‘검’(劍), 단검의 하나인 ‘비수’(匕首, 날이 예리하고 짧은 칼)와 외날 병기인 ‘도’(刀)가 등장한다. 검은 찌르거나 자르는 데, 도는 베는 데 유용하다.

‘명량해협’ 곧 ‘울돌목’의 물살은 시속 20킬로미터에 이를 만큼 빠르다.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소용돌이친다. ‘병 주둥이처럼 생겼는데, 큰 물결과 커다란 파도가 좁은 협곡을 만나 방망이를 찧는 듯한 격렬한 소리를 내며 운다’(<여지도서>)에서 보듯이 ‘명’(鳴, 울 명)-‘량’(梁 들보 량)인 곳이다. ‘울돌목’은 ‘물길이 암초에 부딪혀 튕겨 나오는 소리가 매우 커 바다가 우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강재형 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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