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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6.01 19:00 수정 : 2014.06.01 19:00

‘아카시아’와 ‘아까시나무’ 얘기를 했더니 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뜻을 전해주었다. 학계에서는 해묵은 논쟁거리였지만 관련 설명을 낯설게 받아들인 독자도 꽤 여럿이었다. 전문·백과사전에 나오는 ‘아카시아’는 상록교목으로 열대와 일부 온대지역에 산다. 우리나라 산야에서 볼 수 없는 나무인 것이다. 이 땅에 사는 식물의 원래(?) 이름은 ‘아까시나무’로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인 낙엽교목이다. 1950년대 이전 자료에는 ‘아까시(나무)’, ‘아카시(나무)’, ‘아까시야’, ‘아카시아’ 등 다양한 표기가 나온다. 둘의 이름을 혼동해 부른 역사는 꽤 오래된 것이다.

“언중이 그렇게 알고 널리 쓰는 말은 인정해야 한다. 전문용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아까시나무’만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안상순, 국어사전 전문가), “상록수인 ‘아카시아’를 본 한국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문 영역이 아니라면 낙엽교목을 ‘아카시아’로 인정하는 게 맞다”(박석근, 한국식물원연구소장), “일부 교과서에서 ‘아카시아는 열대지방 나무이므로 아까시나무로 부르는 것이 옳음’이라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단정이라 본다. 학명으로는 ‘아까시나무’라고도 한다 정도로 하는 것이 어떨까”(이승구, 교학사 부회장).

학계와 현장의 소리는 하나로 모인다. ‘아카시아’를 인정하고 필요할 경우 ‘아까시나무’를 병기하는 것이다. 아카시아: 1.‘아까시나무’를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2.‘아까시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은 ‘아카시아=아까시나무’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우리나라에 있는 나무는 ‘아카시아’…”라 한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규범사전’을 따른 것이다. 뜻풀이에서 상록교목인 ‘아카시아’가 사라진 점은 아쉽다. 국어원은 “식물 전문어 감수 내용을 반영한 것이지만 설명이 이상하다는 지적이 있어 정보보완심의회에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라 한다.

강재형 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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