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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1.09 18:57 수정 : 2015.10.26 17:52

미국 드라마 <모차르트 인 더 정글>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모차르트 인 더 정글>, <브로드 시티>

지난해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매체들이 결산한 최고의 드라마 목록들을 살펴보노라면 새로운 경향 하나가 눈에 띈다. 웹 콘텐츠의 성장세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는 첫번째 사례는 아마존 제작 드라마들의 대성공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드라마 제작 경쟁에 뛰어들어 새로운 감각과 재미를 갖춘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하우스 오브 카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으로 유명한 웹드라마 강자 넷플릭스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그 자체 제작 드라마들 가운데 아마존의 개성이 제일 잘 드러난 작품은 <모차르트 인 더 정글>(사진)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출발한 업체의 작품답게 책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클래식 음악 세계를 배경으로 하여 아마존 고급 독자들의 취향을 겨냥하고 있다. 동시에 우아하고 격조 높은 무대 뒤에서 펼쳐지는 음악가들의 진면목, 즉 치열한 생존 경쟁, 섹스, 마약 등의 자극적 소재를 파격적이고 경쾌한 리듬으로 흥미롭게 버무려 웹드라마 특유의 재기발랄한 감각도 펼쳐 보이고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 뉴욕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오랫동안 이끌어오던 명지휘자 토머스(맬컴 맥도월)가 명예 음악감독으로 물러나고 새 지휘자로 젊은 거장이자 악동에 가까운 로드리고(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가 취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통과 품위를 중시하는 클래식 음악계에 파격을 추구하는 천재 지휘자가 개혁을 시도한다는 줄거리는 새로울 것 없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젊은 연주자들의 고민과 예술업계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현악 분야는 경쟁이 치열해 동물 시체 하나를 두고 싸우는 하이에나’와 같은 냉소적 대사로 정글과 다름없는 클래식 세계를 해부한다. 그러면서도 실제 음악가들이 참여하는 완성도 높은 연주 장면으로 음악극의 정체성에도 충실한 작품이다.

김선영 티브이평론가
웹 콘텐츠의 성장세를 증명하는 두번째 사례로는 코미디 센트럴 채널의 <브로드 시티>를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되었던 동명 웹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다. 일라나 글레이저와 애비 제이컵슨, 두 여성이 자신들의 허름한 일상을 가감 없이 담아냈던 웹 시리즈는 유튜브에서 큰 인기와 호평을 얻었고, 마침내 유명 코미디 배우 에이미 폴러 제작의 티브이 시리즈로까지 진출했다. 요즘 미국 드라마와 영화계의 최신 트렌드인 ‘하이퍼-리얼’, 즉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코미디에 속하는 이 작품의 현실성은 웹이라는 자유로운 형식을 만나 더 효과적으로 발휘됐고, 이는 티브이로 옮겨진 뒤에도 다른 드라마들과 다른 <브로드 시티>만의 독특한 개성이 됐다.

요컨대 <모차르트 인 더 정글>과 <브로드 시티>는 세계 드라마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 중인 미국 드라마가 어떻게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며 진화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김선영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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