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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드라마 <더 리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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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프랑스 드라마 <더 리턴드>
학생들을 싣고 댐 도로를 달리던 버스 한 대가 순식간에 절벽 아래로 추락한다. 교사와 학생 전원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4년 뒤, 유족 가운데 한 사람인 클레르(안 콩시그니) 앞에 딸 카미유(야라 필라르츠)가 나타난다. 몇 시간 만에 돌아온 것처럼 태연한 모습의 그녀는 사고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마저도.
산 자와 똑같은 모습으로 죽음에서 ‘돌아온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더 리턴드>(사진)는 세계적인 격찬을 이끌어낸 새로운 스타일의 좀비 드라마다. 2012년 프랑스 <카날플러스>(Canal+) 채널 방영 당시 방송사 역대 최고 시청률을 올렸고 국제에미상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스릴러의 거장 스티븐 킹이 트위터에 찬사의 감상평을 올려 화제를 모았고 미국에서도 리메이크 제작이 한창이다. 국내에서는 해외드라마 전문 채널 <에이엑스엔>(AXN)에서 올해 초 방영된 바 있다.
<더 리턴드>는 외모에서부터 좀비가 타자임을 드러내는 기존의 좀비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작품 속 좀비들은 산 자와 구별되지 않는다. 생전 모습 그대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길 원한다. 자신의 사망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의문 하나가 피어오른다. 그렇다면 산 자와 죽은 자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겉모습도, 감정도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는데 누가 인간이고, 누가 좀비인가.
이 작품의 진짜 공포 또한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산 자들 역시 자신이 ‘돌아온 자들’ 중 하나가 아닐까 의심하게 되는 그 순간에. 과거, 마을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하고 폐쇄적으로 살아가던 줄리(셀린 살레트)가 “수년 전부터 살아도 사는 것 같지가 않아. 아마 내가 죽었기 때문인가 봐”라고 고백하던 장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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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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