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한국인들은 지난 5년 동안 경제가 더 깊은 침체로 빠져들고 있는 것을 우려해왔다. 성장률은 2~3% 사이에서 맴돌았다. 소비지출도 줄었고, 가계부채는 기록적 수준까지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세계 시장은 이전만큼 한국 수출품을 구매하려 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한 세대 만에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전세계 상위권 산업국가로 놀라운 궤도 이동을 했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런 경험 때문에, 한국 정치인들이 한국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원기 강화’ 음료수처럼, 한국 경제의 건강성을 회복시켜줄 비법을 찾고 있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기적 같은 성장률은 과거의 것이고, 다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나 한국인 사고방식의 결점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일본, 유럽, 미국 등 세계 선진국들도 비슷한 문제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인 로버트 고든은 극적인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 성장의 상승과 추락>이라는 최근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야외 육체노동 일자리는 에어컨 환경 속에서의 일로 대체됐다. 집안일은 점차로 가전제품이 하고 있다. 어둠은 빛으로, 고립은 모든 세상을 거실로 끌어들인 컬러텔레비전으로 대체됐다.” 고든은 또 “1870년에서 1970년까지의 경제혁명은 인류 역사에서 유일한 것이었으며 반복될 수 없다. 그렇게 많은 성과들은 오직 한번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갈파했다. 1870년부터 1970년까지가 정말로 기적의 시간이었다는 고든의 첫번째 결론은 여러 데이터로 입증된다. 지금 같은 기적의 시대가 결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두번째 결론은 좀더 논쟁적이다. 지금까지의 혁신들은 극적인 경제성장을 자극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제했고 거대한 중산층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계속해서 혁신하려 하겠지만, 새로운 기술들은 자동화에서 볼 수 있듯이 일자리 없는 성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더 높다. 경제성장의 하강은 서로 다른 속도로 각국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선 1972년께부터 경기 하강의 징후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서유럽 쪽 경제가 하강하기 시작했고, 일본은 1990년부터 한계에 직면했다. 이제 한국 차례가 됐다. 지금까지는 진단이었다. 처방은 무엇일까? 우선, 한국은 세계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인도 등의 소비자들이 구매를 좀 더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일시적인 개선에 그칠 것이다. 극적인 성장은, 심지어 중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에 과거의 일이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한국이 인공지능이나 신약처럼 생산성을 혁명적으로 증가시키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고든이 틀렸다’고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실리콘밸리의 경험에 견줘보면, 그런 혁신과 결부된 성장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혜택이 고루 퍼지지도 않을 것이다. 세번째 선택지는 좀 더 근본적인 것으로, 한국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등의 통계에서 벗어나 성장을 재정의하고, 번영의 의미를 환경적 지속가능성이나 소득평등, 문화적 표현, 공공보건, 개인 자유 등과 연결짓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이미 널리 통용되고 있는 ‘웰빙’을 강조하는 것일 수 있다. 쉬운 전환은 아닐 것이다. 재벌들은 그들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고, 정부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야 한다. 한국인들은 ‘빨리빨리’ 정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세계적인 전환이 될 수밖에 없는 이런 흐름에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앞장서기를 기다리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술, 재생에너지, 한 세대 만에 이룩한 성과 등의 측면에서 선도국이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정말로 중요한 다음 차례의 경제혁명을 이끌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고 장담한다.
칼럼 |
[세계의 창] 한국은 세계경제를 치유할 수 있을까 / 존 페퍼 |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한국인들은 지난 5년 동안 경제가 더 깊은 침체로 빠져들고 있는 것을 우려해왔다. 성장률은 2~3% 사이에서 맴돌았다. 소비지출도 줄었고, 가계부채는 기록적 수준까지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세계 시장은 이전만큼 한국 수출품을 구매하려 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한 세대 만에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전세계 상위권 산업국가로 놀라운 궤도 이동을 했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런 경험 때문에, 한국 정치인들이 한국 가게에서 살 수 있는 ‘원기 강화’ 음료수처럼, 한국 경제의 건강성을 회복시켜줄 비법을 찾고 있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의 기적 같은 성장률은 과거의 것이고, 다시 돌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나 한국인 사고방식의 결점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일본, 유럽, 미국 등 세계 선진국들도 비슷한 문제 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인 로버트 고든은 극적인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 성장의 상승과 추락>이라는 최근 책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야외 육체노동 일자리는 에어컨 환경 속에서의 일로 대체됐다. 집안일은 점차로 가전제품이 하고 있다. 어둠은 빛으로, 고립은 모든 세상을 거실로 끌어들인 컬러텔레비전으로 대체됐다.” 고든은 또 “1870년에서 1970년까지의 경제혁명은 인류 역사에서 유일한 것이었으며 반복될 수 없다. 그렇게 많은 성과들은 오직 한번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갈파했다. 1870년부터 1970년까지가 정말로 기적의 시간이었다는 고든의 첫번째 결론은 여러 데이터로 입증된다. 지금 같은 기적의 시대가 결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두번째 결론은 좀더 논쟁적이다. 지금까지의 혁신들은 극적인 경제성장을 자극했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가난에서 구제했고 거대한 중산층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계속해서 혁신하려 하겠지만, 새로운 기술들은 자동화에서 볼 수 있듯이 일자리 없는 성장을 창출할 가능성이 더 높다. 경제성장의 하강은 서로 다른 속도로 각국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선 1972년께부터 경기 하강의 징후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서유럽 쪽 경제가 하강하기 시작했고, 일본은 1990년부터 한계에 직면했다. 이제 한국 차례가 됐다. 지금까지는 진단이었다. 처방은 무엇일까? 우선, 한국은 세계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고, 인도 등의 소비자들이 구매를 좀 더 하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일시적인 개선에 그칠 것이다. 극적인 성장은, 심지어 중국을 포함해 모든 국가에 과거의 일이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한국이 인공지능이나 신약처럼 생산성을 혁명적으로 증가시키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고든이 틀렸다’고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실리콘밸리의 경험에 견줘보면, 그런 혁신과 결부된 성장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혜택이 고루 퍼지지도 않을 것이다. 세번째 선택지는 좀 더 근본적인 것으로, 한국 자체를 혁신하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등의 통계에서 벗어나 성장을 재정의하고, 번영의 의미를 환경적 지속가능성이나 소득평등, 문화적 표현, 공공보건, 개인 자유 등과 연결짓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이미 널리 통용되고 있는 ‘웰빙’을 강조하는 것일 수 있다. 쉬운 전환은 아닐 것이다. 재벌들은 그들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하고, 정부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야 한다. 한국인들은 ‘빨리빨리’ 정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세계적인 전환이 될 수밖에 없는 이런 흐름에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앞장서기를 기다리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기술, 재생에너지, 한 세대 만에 이룩한 성과 등의 측면에서 선도국이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정말로 중요한 다음 차례의 경제혁명을 이끌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는 국가가 한국이라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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