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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5 20:01 수정 : 2006.09.05 20:01

편집국에서독자에게

지난 월요일 아침 신문을 펼치셨을 때 색다른 섹션이 눈에 들어오셨을 겁니다. <한겨레 인턴 21> 말입니다.

이 섹션은 한겨레신문사 제2기 인턴기자 21명이 만들었습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7, 8월 소중한 여름방학을 투자해 현장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기자 교육을 받은 뒤 만든 지면입니다. 이들은 섹션의 전체 주제를 ‘1980년대의 대학 vs 2000년대의 대학’으로 잡고, 20년의 세월 동안 변화한 것과 또 바뀌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을 찾아내려 했습니다. 기획·취재·기사작성·사진·편집·디자인 모든 작업을 스스로 했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의 생각과 고민, 생활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섹션 기획 의도에 따라, 인턴기자들이 만든 지면을 되도록이면 손대지 않고 그대로 살렸습니다.

<인터넷 한겨레>에서 보니, 인턴 섹션 기사들의 클릭 수가 무척 높게 나왔습니다. 댓글도 꽤 많이 붙었습니다. “참신하다”는 평가부터 “경박하다”는 지적까지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인턴 섹션 제작이 최종 마무리된 지난 일요일 저녁 저희 신문사 편집국장이 인턴기자들의 수고를 격려하는 환송회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겨레>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역시 젊은 대학생들답게 편집국장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거침없이 얘기하더군요. 이들의 지적 가운데 인상깊었던 것, 몇가지를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째, 서로 이해가 충돌하는 사안이나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에 대해 어느 한 편의 주장만 실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신문이 자신의 관점을 가져야 하지만, 사실 전달은 여러 측면에서 충분히 해줘야 한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한쪽으로 몰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때, 독자는 신문으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둘째, 매일매일 신문을 만들어야 하는 일상에 쫓기다 보니, 우리 사회 전반의 흐름을 짚어주는 깊이 있는 분석 기사들이 부족한 것 같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또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 것인지를 제시하는 심층적인 기사들을 보고 싶다.

셋째, 신문은 독자에게 전달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신문을 아무리 잘 만들면 뭐 하나. 독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마케팅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두 달이라는 길지 않은 경험에서 나온 비판이기 때문에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고마운 충고였습니다.


인턴기자들은 이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일부는 언론사 입사 준비를 할 테고, 또 학업을 계속하는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되건, 이들이 인턴기자 때 보여준 순수와 열정을 변치 말고 끝까지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안재승 편집기획팀장 js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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