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 셋째)이 지난 9일 저녁 판문점 남쪽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읽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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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 셋째)이 지난 9일 저녁 판문점 남쪽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읽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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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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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남북 고위급회담,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로 삼아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이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2015년 12월 이후 2년여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은 10년 가까운 남북관계의 공백을 뛰어넘어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회담을 제안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제안을 즉각 수용한 뒤 회담 준비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북쪽은 남쪽의 요구를 회담 대표단 구성 문제까지 그대로 수용해 작은 일을 놓고 꼬투리 잡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과 북이 모두 이 회담에 그만큼 의미를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제사회 분위기도 회담 분위기를 밝게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100% 지지’를 천명한 것은 그동안 북-미 대결로 출구를 찾지 못하던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에 큰 변화가 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남과 북이 지혜를 모으면 이번 회담이 대결의 악순환을 넘어 한반도 평화에 전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높여주는 우호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은 역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실제적인 문제를 먼저 타결한다는 생각으로 회담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은 북쪽의 평창올림픽 참가 방식에 의제를 집중해야 한다. 북한 선수단이 군사분계선을 통해 남으로 오면 그것만으로도 한반도 평화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 될 것이다. 남과 북이 개·폐회식에서 공동 입장을 하는 것도 상징성이 크다. 북한이 응원단이나 예술단을 보낸다면 국민적 관심과 호응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안들이 좋은 방향으로 타결돼 평창올림픽이 남북 공동의 ‘평화 올림픽’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올림픽이지만 의제가 여기에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다. 남쪽은 이미 지난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은 민족 명절인 설연휴와 겹친다. 이 시기에 이산가족이 만난다면 평화 올림픽의 의미가 한층 커질 것이다. 북쪽도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만큼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과욕을 부리다가 일을 그르칠 수도 있으므로, 남과 북은 서로 절제하며 합의 가능한 것부터 풀어가는 자세로 회담에 임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삼아 후속 회담이 계속될 수 있도록 큰 틀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일보 사설] 남북 고위급 회담은 ‘비핵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이 오늘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남북 관계 개선이 주제다. 우리의 관심은 이번 회담에서 과연 남북 관계를 개선시킬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느냐 여부다. 북핵 시계를 멈추게 할 거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런 물꼬를 트기 위해 어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밝혔듯이 우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셈법은 달라 보인다. 어제 북한의 선전 매체들은 일제히 한반도에서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이런 환경을 깨는 것으로 ‘대규모 전쟁 연습’을 들고나왔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겨냥한 것이다. 또 ‘동족끼리 힘을 합치면’을 유달리 강조하며 ‘외세에 의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의 틈을 벌리려는 속셈이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 카드를 왜 꺼냈는지 알아야 한다. 한국에 유화적 손길을 내밀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깨는 한편 북한 핵 무력 완성의 시간을 벌기 위한 게 아니었는가.
우리 대표단은 북한의 이런 의도를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이 얼마 전 철강과 기계의 대북 수출 전면 금지 조치를 취했듯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날로 위력을 더하는 모양새다. 우리 대표단은 남북 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바람’에 매몰돼 자칫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에 빈틈을 허용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한 기술적 필요에 의해 잠시 제재를 완화해야 할 경우가 있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되 꼭 그 분야에만 국한하는 ‘핀셋’ 조치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 남북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각오로 이번 고위급 회담에 임해 줄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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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사설] 핑퐁외교 1950년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하였다는 이유로, 미국은 중국을 침략국으로 규정하고 중국을 고립시키는 외교정책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1969년 1월 출범한 닉슨 행정부는 당시 중국과 소련 사이의 분쟁에 편승해 중국과 대화 채널을 만들고자 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 마오쩌둥 역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자 했다.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에 중국대표단이 참가했다. 대회가 끝나고 1971년 4월 중국은 그 대회에 참석한 미국선수단 15명을 베이징으로 공식 초청했다. 이 친선경기는 냉전의 상징이었던 두 나라가 우호적인 접근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석 달 뒤 미국의 헨리 키신저 대통령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이 베이징을 극비리에 방문해 저우언라이 수상과 회담을 했고, 두 나라는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주석의 역사적인 회담 계획을 공동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닉슨의 베이징 방문은 1972년 2월에 실현됐다. 미국과 중국 수교의 물꼬를 튼 이른바 ‘핑퐁외교’는 스포츠 교류를 통해 국가 간의 관계개선을 이룩한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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