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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과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독일 극우단체 페기다의 한 지지자가 11월16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페기다 집회에 참가해 파리 테러를 추모하는 상징 이미지가 그려진 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드레스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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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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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소수자 통합’ 중요성 일깨운 파리 테러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의 배후에는 이슬람국가(IS)가 있지만, 테러를 저지른 행동대원은 대부분 유럽 국적의 젊은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따져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이슬람국가에 대한 대응 못잖게 중요하다.
9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번 테러 행동대원의 대부분은 프랑스와 벨기에 국적의 이민자 출신 20대 남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일시적으로라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가담한 경험도 있다. 이슬람국가가 이번 테러에서 어떤 역할을 했든, 지하드(성전) 전사를 자처하는 유럽 젊은이가 없었다면 이번 일은 일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는 인종·종교·이념적 소수파 등을 배제하지 않고 사회에 통합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수만명 규모의 이슬람국가 외국인 전사 가운데 유럽 출신자는 5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극단주의 세력의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귀국한 유럽인도 1200명이 넘는다. 이번 테러 가담자 가운데 여러 명이 ‘유럽 지하드의 허브’라고 불리는 벨기에 도시 몰렌베크와 연관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이 도시는 10만명 가까운 인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무슬림이며 실업률이 30%를 넘는다. 어느 사회든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좌절한 젊은이들이 폭력적인 탈출구에 기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유럽 나라들이 사회통합 노력을 소홀히 한다면 이런 현상이 더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테러 이후 일부 유럽 나라들이 이민자 집단을 백안시하거나 중동 난민 수용 여부를 두고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대사회에서 이민 증가는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유럽으로 몰리는 중동·북아프리카 출신 난민을 막으려고 유럽 전체가 국경을 봉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슬람 혐오증(이슬라모포비아)이 커진다면 사회 전체의 분열을 자극해 기존 이민자 집단의 통합조차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자유는 테러보다 강하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잔혹한 테러에도 불구하고 관용과 배려를 호소하는 유럽인이 더 많은 것은 다행이다. 우리나라에도 무슬림을 비롯해 다양한 소수자 집단이 살고 있다.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힘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를 재는 잣대가 된다.
[중앙일보 사설]국내 무슬림을 소통과 화합으로 보듬을 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벌인 11·13 파리 테러 이후 일부 국내 거주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를 겪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어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테러범과 종교가 같다는 이유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무슬림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이는 테러와 학살을 일삼아온 IS가 자신들의 잔학행위를 서방 기독교 문명에 대항하는 이슬람 성전이라고 그릇되게 선전한 탓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극단주의 세력과 무슬림을 동일시하는 것은 괜한 억측과 편견일 뿐이다. 전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16억2000만 무슬림의 대다수는 이슬람에서 평화와 순종의 자세를 배운다. 이들은 극단주의자인 IS와 전혀 무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이들에 반대한다. 우리가 비난할 대상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이지 외국인 이주자라는 신분이나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아니다.
국내에는 결혼 이주나 산업 연수 등으로 13만5000여 명이라는 적지 않은 무슬림이 살고 있다. 산업계의 일손 부족이나 농촌의 결혼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을 편견이나 차별 없이 인간적으로 대하면서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미래 한국이 전 세계의 인재와 자본을 끌어들이는 ‘매력코리아’가 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이번 파리 테러를 계기로 소통과 화합으로 무슬림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시민단체·교육기관·종교교단까지 다 함께 나설 필요가 있다. 지자체는 교류와 소통 기회를 확대해 이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듬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급 학교에선 서로 종교·문화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최근 확산 중인 종교 화합 운동에 이슬람도 당연히 포함해야 한다. 무엇보다 종교나 출신 국가를 따지지 말고 이주민들을 편견 없이 대하면서 우리 전통의 따뜻한 정(情)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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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사설] “ 이슬람국가(IS)” 이슬람국가(Islam State)는 이라크 및 시리아 일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이다. 이슬람·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다에시(Daesh)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슬람국가는 우리에게도 생소한 테러단체가 아니다.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선교사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집단이 이슬람국가의 전신인 ‘유일신과 성전’이다. 이 단체는 2004년 10월, 이름을 ‘이라크 알카에다’로 바꾸었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자, 당시 조직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및 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혹은 ISIL)를 출범시켰다. 이후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 지역을 점령한 후, 이라크 제2 도시 모술까지 점령하면서 마침내 2014년 6월 29일 ‘이슬람국가’ 수립을 선포하였다. 이슬람국가는 ‘칼리프의 나라’(caliphate)임을 앞세운다. 칼리프는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대리인을 뜻하는 말이다. 이는 무함마드의 종교적·정치적 권리와 의무를 이어받아 이슬람 세계를 다스리는 최고 통치자다. 칼리프 제도는 632년 무함하드가 사망한 후 661년까지 계속되었다. 이슬람국가는 정교일치를 이루었던 과거의 이슬람 세계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슬람국가는 차지한 영토에서 거두는 풍부한 자금, 전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선전·홍보 전략으로도 악명 높다. 잔인한 처형 동영상으로 극단주의 성향의 무슬림들을 자극할 뿐더러, 온갖 감언이설로 사회 불만이 많은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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