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여군들이 지난달 22일 베이징 외곽의 한 기지에서 오는 9월3일 전승절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대비해 행진 훈련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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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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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핵 해법’ 동력 확보해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2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박 대통령은 새달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돌’(전승절) 행사의 핵심 일정인 열병식(군사 퍼레이드)도 참관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번 회담은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를 풀 해법을 마련하고 동력을 확보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박 대통령이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 열병식이 중국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무대여서 미국과 일본 등의 경계심이 있을 수 있다. 그럴수록 우리나라는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발전을 시야에 넣고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중 정상회담과 열병식 참관은 이에 기여할 것이다. 또 2012년 이후 열리지 못한 한-중-일 정상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아쉽게도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아니라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 여전히 냉랭한 북-중 관계의 현실을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갈수록 악화하는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을 찾는 일이다. 박 대통령은 6자회담을 재개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갖고 중국의 확실한 동참 약속을 얻어내야 한다. 두 나라가 충분한 동력을 확보해야 북한과 미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오는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조만간 있을 남북 당국 회담은 이를 위한 좋은 계기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미국은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는 반면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를 주장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쪽의 이런 입장 차이를 좁히면서 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내야 한다. 중국은 6자회담 주최국으로서 회담 재개에 앞장서야 마땅하다.
정부는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외교 역량을 쏟아붓는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다행히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 전승절 행사 참석 결정으로 대중국 발언권이 확보됐고, 8·25 남북 합의로 남북 사이에 안정적인 대화 통로가 만들어졌다. 한-미 관계는 순항중이며 러시아와의 관계도 좋다. 여러 해 동안 나빴던 대일 관계 또한 개선 조짐을 보인다.
과거 경험이 보여주듯이 북한 핵 문제는 모든 관련국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우리나라가 창의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최대화할 때만 해법이 나올 수 있다. 지금 기회를 흘려보낸다면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중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 박 대통령 중국 열병식 참가…외교 호기로 삼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항일전승절 기념행사에 이어 열병식에도 참가키로 한 건 실보다 득이 많을 적절한 선택이다. 청와대가 전승절 참여를 발표하고서도 열병식 참여 결정을 미룬 이유는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전 때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중국군에게 박수칠 수 있는가”라는 비판은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한·중 간 밀월을 탐탁하지 않게 여기는 미국의 심정도 고려해야 하는 게 우리 입장이었다. 중국과 대립 중인 일본도 여전히 중요한 외교 파트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베이징행을 선택한 까닭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번 방문에서 원했던 걸 챙기지 못한다면 안 가느니만 못했던 꼴이 된다.
박 대통령이 무엇보다 얻어내야 할 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게 만드는 것이다.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여전히 중국이 유일하다. 목함지뢰 테러 이후 벌어졌던 한반도 긴장 해소에도 중국이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중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박 대통령의 결단으로 양국 간 경제뿐 아니라 정치·외교 분야에서의 협력도 활발해지는 ‘정열경열(政熱經熱)’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런 호기를 그냥 흘려 보내서는 안 된다. 특히 한·미·중 세 나라 간에는 2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미·중, 한·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다. 박 대통령은 다른 정상회담들을 염두에 두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폭넓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이번 방문에 대놓고 반대하진 않았지만 미국과 일본의 거북한 심경은 능히 짐작된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안보의 축으로 삼는 우리로서는 “한국이 외교·안보 면에서도 중국에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양국의 의심을 풀어야 한다.
끝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대신 최용해 노동당 비서가 베이징에 간다고 한다. 남북 정상 간 만남은 불발이 됐지만 그도 북한 내 최고위급 인사다. 박 대통령 수행진 중 적절한 인사가 나서 최 비서와의 만남을 시도해볼 만하다.
[추천 도서]
[키워드로 보는 사설] 중국 전승절과 박 대통령 참석의 의미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중국 전승절 행사의 정식 명칭은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트 전쟁 승리 70돌 행사”이다. 중국이 9월3일을 전승절로 정한 것은 지난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다. 중국 정부는 9월3일부터 5일까지 3일 동안을 연휴기간으로 지정했으며, 행사가 열리는 톈안먼 광장, 왕푸징 거리 등에는 해당 기간 동안 게엄령을 선포했다. 행사 기간 동안 베이징 시내에 자동차 홀짝제를 시행하고 공장 가동까지 중단시켰다. 전승절 행사의 꽃인 열병식에는 1만2000명의 병력, 비행기 200대, 100기 이상의 미사일이 동원될 것으로 보이며, 둥펑 31b 등 첨단 무기들도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행사를 통해 주요 2개국(G2) 국가로서의 위상을 분명히 하고 굴기하는 중국의 모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미국·일본 등 서방 국가들의 지도자 대부분은 전승절 초청을 거절했다. 때문에 미국·일본과 긴밀한 우리 정부도 박 대통령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지를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는 중국에서 있었던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린다는 명분으로 박 대통령이 열병식을 포함한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시에, 중국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10월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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