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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제버거 ‘대런버거’(왼쪽), 자니로켓 ‘스모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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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박미향 기자의 ‘맛 대 맛’
➎ 최근 인기몰이하는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버거헌터·프레쉬버거·자니로켓 맛 비교
4~5년 전부터 수제버거가 인기다. 그저 간식 정도로 여겼던 햄버거는 ‘수제버거’라는 명패를 달고 한 끼 식사로 탈바꿈했다. 수제버거 인기에 힘입어 프리미엄버거 시장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작년만 해도 5개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반 햄버거에 비해 2~3배 비싼 가격에도 수제버거 시장은 신장세다.
한국에서 프리미엄버거의 대명사는 국내 브랜드인 크라제버거다. 199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1호점을 낸 이후 현재 매년 10~20%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90여개 매장을 운영한다. 할리스커피로 유명한 할리스에프앤비(F&B)는 2009년에 일본의 프리미엄버거 브랜드 프레쉬니스버거 한국법인을 인수해 ㈜티엘씨플레이스를 설립하고 수제버거 프레쉬버거를 출시했다. 총 15개 매장을 운영한다. 아워홈은 2009년 버거헌터 1호점을 열고 현재 11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이마트 관계회사인 신세계푸드도 미국 프리미엄버거 브랜드인 자니로켓을 지난해 들여와 현재 5개 매장을 열었다. 고기 씹는 맛 좋네
버거헌터 채소 신선
너무 커서 먹기 불편해 자니로켓 신세계강남점을 찾았다. 미국풍의 장식이 요란하다. 김신(이하 김) 자니로켓은 미국에서 꽤 인기죠. 수십년 노하우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기자 스모크하우스(1만1000원)가 인기라네요. 베이컨과 튀긴 양파가 들어갔어요. 음료와 감자튀김이 같이 제공되네요. 김 비싸지만 맛은 괜찮군요. 고기가 부드러우면서 씹는 식감이 있어요. 빵 안에 구성이 적절하게 단순하죠. (오픈주방을 살피고) 고기를 직접 굽네요.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탄성이 있어야 합니다. 기자 빵이 적당히 쫀득하군요. 빵이 맛이 없으면 먹고 싶은 생각 자체가 없어져요. 두께가 한입에 쏙 들어오는데요. 수제버거는 일반 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무엇이 다르죠? 김 수제버거는 손으로 패티(patty·다진 고기를 동글납작하게 만들어 구운 요리)를 만들죠. 미리 만들어 놓거나 기계로 찍어 내는 게 아닙니다. 냉동고기를 가져와 만들지도 않아요. 기자 건강한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이 커지다 보니 등장했군요. 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도 다르죠. 신선한 채소, 과일은 관리가 쉽지 않아요. 기자 버거헌터 센트럴시티점으로 가볼까요?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헌터치즈버거’(8900원)라고 합니다. ‘플러스’가 붙은 매장은 종업원이 직접 서빙을 합니다. 일반 매장은 셀프죠. 김 햄버거 패티는 빵보다 커야 합니다. 그래야 빵을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어요. 인테리어는 깔끔한데 정체성이 없어 보입니다. 천장에 코카콜라 병을 매달아 장식한 것은 기발한데 미국 분위기를 흉내만 낸 느낌입니다. 메뉴가 적네요. 기자 범엘지가인 아워홈에서 운영하는 곳이죠. 씨제이푸드빌도 수제버거인 빕스버거를 출시했고, 자니로켓도 범재벌가인 셈이죠. 김 수제버거 시장을 키운 건 기업이 아니라 일반인들과 젊은이들이에요. 대기업이 그네들의 시장에 들어오면 아무래도 힘들어지죠. 기자 헌터치즈버거는 화려하고 예쁘네요. 김 높이가 너무 높군요. 푸드스타일용이면 모를까! 자르기도 입에 넣기도 부담스럽네요. 기자 햄버거 안에 채소가 많은데요. 양파 특유의 쏘는 맛이 너무 강해요. 김 다른 햄버거 먹었을 때보다 배부를 겁니다. 많은 채소만큼 수분도 많죠. 양파가 많아요. 얇게 썰었으면 좋았겠어요. 고기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요? 굽기는 잘 구웠는데. 빵은 살짝 구웠고, 좋은데요. 채소도 매우 신선하구요. 기자 네, 고기 냄새 좀 나네요. 김 재료는 많이 들어갔는데, 조화가 아쉽네요. 빵을 굽는 것은 살짝 데운다는 개념입니다. 고기 육즙을 흡수하지 못하도록 굽는 거죠. 버터를 발라 굽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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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쉬버거 ‘치즈버거’(왼쪽). 버거헌터 센트럴시티점의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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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복잡해?
프레쉬버거 카페 분위기 기자 젊은 20대 여성들이 많이 들어오는군요. 요새는 치킨집도 카페 분위기를 차용하는 곳이 많아요. 크라제버거 압구정씨지브이(CGV)점으로 가볼까요? 김 대런버거(9800원·음료 포함·부가세 별도)와 인기 있다는 케이지(KG)버거(8600원·부가세 별도)를 먹을까요? 기자 대런버거는 하루 10~20개가 팔린다고 해요. 고든 램지(영국의 세계적인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에서 일했다는 셰프 대런 본이 크라제버거에 합류해 만든 버거죠. 차림표가 너무 복잡해요. 김 첫장은 잘 만들었지만 뒷장부터 복잡합니다. 바로 메뉴가 나오길 기대하는데 아닌 게 아쉽죠. (얼핏 주방과 컵 보관 장소 보더니) 위생상태가 별로예요. 빵이 차요. 굽지 않았어요. 플라스틱 꽂이는 조금 안 어울립니다. 기자 버거헌터나 프레쉬버거는 빵을 구웠죠. 햄버거 속으로 빵이 또 있군요. 비호감입니다. 단맛 내는 파인애플도 튀어요. 김 속에 들어간 빵이 채소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고기는 너무 익혔지만 질은 괜찮네요. 햄버거의 맛의 조화란 게 이제 이해되시죠. (케이지버거 맛보고) 이건 간장이네요. 기자 너무 짜요. 김 창조적인 노력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총평해주신다면? 김 맛은 자니로켓, 크리에이티브 한 점은 크라제버거, 조리기술적인 부분과 채소의 신선도는 버거헌터죠. 패티가 미디엄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인테리어는 프레쉬버거가 좋군요.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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