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3.07 20:36
수정 : 2012.03.07 20:52
[후쿠시마 끝나지 않은 재앙] ② 원전지진재앙의 공포
버튼을 누르자 마치 애니매이션 주인공과 같은 씩씩한 소년의 목소리가 ‘절대안전’을 되풀이한다.
“하마오카 원전 3~5호기(1~2호기는 2009년1월 폐로)는 모든 공사가 종료했어요. 모든 지진 대책을 확실히 세워놓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안전해요. 하마오카 원전의 안전상 주요 시설은 도카이지진으로 예상되는 마그니튜드(지진의 크기를 재는 단위) 8.0보다 큰 마그니튜드 8.5에서도 부서지지 않게 돼 있다.”
지난달 26일 일본 하마오카원전(시즈오카현 오마에자키시) 전시관 안에 마련된 ‘방사선·지진대책’ 코너.
옆에 있던 노스에 미나미(26), 무라마쓰 에리코(27) 등 여성 두명에게 하마오카 원전을 운행하는 주부전력쪽의 주장을 믿느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노스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안전하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다”면서 “나도 (원전의) 위험성을 몰랐을 때는 ‘절대 안전하구나’라고 생각했겠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서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3·11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전부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으로 꼽혀온 하마오카 원전. 이 원전은 지난해 5월9일 가동중지에 들어가 방조제 보강공사(18m)를 벌이고 있으나 과거 강진이 여러차례 일어난 도카이지진 진앙지 바로 위에 건설돼 있어 영구정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 원전에서 사고가 날 경우 최악의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원자력 전문가인 고이데 히로아키 교토대학원자력시험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출간된 저서 <고이데 히로아키가 답하는 원전과 방사능>에서 “시뮬레이션 결과 하마오카 원전 전체가 파국적인 사고를 일으킬 경우 장기적으로 방사능 피폭에 의한 암 사망자를 포함해 수도권과 시즈오카 현 등에서 약 2500만명이 숨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설령 하마오카 전체 5기의 원자로 가운데 1기에서만 사고가 난다고 해도 약 195만명이 숨질 수도 있다고 한다.
하마오카/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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