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3.06 19:17
수정 : 2012.03.06 23:23
|
일본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20km 경계지점에 있는 일본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미야코지마치에서 29일 오후 경찰들이 출입하는 차량들을 검문하고 있다. 다무라/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후쿠시마 끝나지 않은 재앙
➊ 방사능은 현재진행형
일 “사고 수습” 선언했지만 방사능 유출 계속
원자로 오염수 담은 대형탱크 이미 1000개나
2021년까지 모든 시설 해체 가능
지난 1월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압력 용기의 온도가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다. 보통 40도 정도를 유지하던 이곳의 온도는 2월6일에는 70도로 올랐고, 12일에는 냉온정지 상태의 기준인 80도를 돌파했다. 도쿄전력은 허둥지둥하며 물 주입량을 늘리고 핵분열을 억제하는 붕산을 투입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온도는 결국 400도를 돌파했다. 면밀한 검토 결과 내린 결론은, 허탈하게도 ‘온도계 고장’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현재 후쿠시마 원전이 얼마나 위태로운 상태인가를 드러내는 역설적인 사례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지난해 12월 원전 압력용기 내부가 40도 언저리에 머무는 ‘냉온정지’ 상태에 안정적으로 도달했다며 사고 수습을 선언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선언’일 뿐이다. 현재 원자로 내부의 상황은 드러난 데이터로 미루어 짐작할 뿐 아직 육안으로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월 처음으로 2호기 격납용기에 산업용 내시경을 넣어서 내부의 모습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수증기와 강한 방사선 때문에 제대로 된 영상을 얻지는 못했다. 여전히 방사성 물질은 시간당 6000만~7000만베크렐이나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방사능 오염수는 쉼 없이 늘어가고 있다. 사고도 잇따른다. 지난해 12월 이후 순환냉각시스템의 핵심인 물 주입시설에 누수가 발생한 것은 7건, 오염수의 염분제거장치에 누수가 발생한 것은 44건에 이른다. 대부분 추운 날씨로 인한 동결사고다. 1월29일에는 4호기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 냉각이 약 2시간이나 멈췄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른 대형지진이나 단전사고가 일어난다면, 말 그대로 ‘악몽’이 될 터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지난해 12월 정리한 사고처리 공정표에는 모든 작업이 완료되는 시기를 30~40년 뒤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 핵연료 저장수조의 사용후 핵연료를 회수하고, 2014~2021년 격납용기에 물을 채우는 수관작업과 원자로 내 멜트다운을 일으킨 연료 회수, 2021년 이후 모든 시설을 해체한다는 3단계 구상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핵연료 저장수조의 핵연료를 보관할 장소도 마땅하지 않고, 수관작업도 멜트다운을 일으킨 1~2호기 압력용기에 넓이 수십㎠의 구멍이 뚫려 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규모가 훨씬 작았던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사고의 연료회수에 모두 10년이 걸렸던 것을 생각하면 후쿠시마의 경우는 그 몇배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원자로의 물이 새는데다 지하수마저 유입되고 있어 날마다 불어나는 오염수 처리 문제도 해결 전망이 나오지 않는 상태다. 원전 터에는 고농도 오염수를 담은 대형 탱크가 이미 1000개나 쌓였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