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26 20:07
수정 : 2012.02.26 20:14
“우칸 배우자” 곳곳서 모여
“직접선거로 뽑은 위원회가
토지 불법 매각 감시할 것”
‘우칸 모델’은 중국 민주와 정치·사회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인가?
올가을 중국 공산당 18차 당대회에서 지도부 교체와 ‘시진핑 시대’ 개막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우칸에서 폭발한 중국 농민의 각성과 중국 정부의 ‘양보’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유력 후보인 왕양 광둥성 당서기가 나서서 우칸 농민들의 봉기를 무력 진압하는 대신 주민들과의 협상을 통해 사태 해결을 선택했고, <인민일보>는 곧바로 광둥성 정부의 우칸 해법을 지지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지난 4일 광둥성을 방문해 중국 농민의 권리와 농촌 직접선거를 강조했다.
중국 곳곳에서 억울한 사연을 품은 사람들이 ‘우칸을 배우러’ 모여들고 있다. 21일 우칸에서 만난 추이민이(50)은 “1978년부터 광저우허진철강공장 노동자로 일하다가 1988년 국영기업 개혁 과정에서 퇴직금도, 연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며 “오랫동안 정부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해 왔지만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는데, 우칸을 보고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우칸을 모델로 삼아 관리들의 토지 불법 매각에 항의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저장성 원저우시 창난현 판허촌에선 마을 주민 수천명이 당 간부들의 토지 불법 매각에 항의해 지난 2월1일부터 대규모 시위에 나서, 촌의 당간부와 공안조직을 몰아냈다. 이곳은 ‘제2의 우칸’으로 불린다.
지난해 12월부터 우칸에 머물고 있는 베이징의 비정부기구 운동가인 슝웨이는 “우칸은 사실상 중국 최초로 촌민들의 1인1표 자유선거를 통해 촌민대표회의와 촌위원회를 조직해 성공적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중국 농촌 문제의 핵심은 토지 문제인데, 민주적으로 선출된 촌위원회가 촌 간부들이 함부로 토지 매각 등을 하지 못하게 진정한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우칸의 해법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칸/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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