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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9.28 16:55 수정 : 2012.10.01 10:35

5년 뒤 유권자가 될 부산 이사벨고 사회동아리 소속 학생 4명이 지난 26일 지하철 부산역 부근에서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토요판 / 커버스토리] 나는 부산입니다

“앙케트 조사에 참여해주세요.”

지난 26일 부산시 동구 부산역 부근, 발길을 붙드는 명랑한 목소리. 교복을 입은 4명의 학생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유력 대선후보 3인의 얼굴이 붙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패널을 들고 길 가는 이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며 조사 참여를 부탁했다. “너희들, 그런데 이런 건 왜 하는 거니?” 얼떨결에 빨간색 스티커를 받아든 60대 남성이 아이들을 돌아보며 묻자, 아이들이 웃으며 얘기했다. “아, 네. 저희들은 이사벨고 사회학습동아리 학생들인데요,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어떤지 알아보고 싶어서 조사를 해보고 있어요.” 60대 남성은 그제야 패널에 스티커를 붙였다. 빨간색 스티커가 붙은 자리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이름 아래였다. 아이들은 이어 박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고, 답변을 수첩에 고스란히 옮겨 적었다.

부산역 앞에서 조사에 나선 학생들은 김정영·김연지(1학년)양과 곽효빈·김도형(2학년)군. “매주 넷째 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동아리 활동을 하는데, 마침 올해는 대선이 있는 해니까 부산 사람들의 선호 후보를 한번 알아보고 싶었어요.” 김도형군이 설명했다.

이날 조사에 나선 학생들은 모두 14명. 부산역 ‘조사단’ 4명 외에 서면역(6명)과 부전역(4명)에도 학생들이 나갔다. “주제 선정에서부터 패널 제작까지 전부 아이들 스스로 했다”는 게 동아리를 지도하는 김형철 교사의 얘기다. 아이들은 통계를 쉽게 내기 위해 연령별로 스티커 색깔을 달리했단다. 빨간색은 50대 이상, 초록색은 30·40대, 20대는 노란색으로 표시했다고. 14명의 아이들이 반나절 동안 발품을 팔아 답변을 받은 사람의 숫자는 무려 877명이다. “간혹 학교에서 시킨 거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잘 응답해주셨다”고 김연지양이 말했다.

결과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이 409명(46.6%)으로 가장 많았고, 안철수 후보(283명, 32.3%)와 문재인 후보(185명, 21.1%) 순서로 선호도를 보였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이룰 경우 박근혜 후보를 이긴다는 얘기다. 물론 표본 크기나 오차범위까지 고려해 설계한 ‘믿을 만한’ 조사는 아니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여론조사들과 엇비슷한 결론이다.

김도형군은 “단지 선호도를 묻는 앙케트 조사였지만,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어 정말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얘기했다. 김정영양도 “몇 년 있으면 우리도 유권자가 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며 “조사 결과를 갖고 친구들과 선거에 관한 다양한 토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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