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자로 뽑힌 강정마을 활동가 장하나씨가 11일 저녁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평화센터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귀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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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남녀 4명 확정
30대 여대표에 뽑혀…현장서 해군기지 반대운동“공권력 위협받는 사람많아…개인 존엄성 존중되길”
30대 남대표 김광진, 20대 남·여대표 안상현·정은혜 “축하해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장하나(35)씨에게 11일 오후 여러 통의 축하 전화가 걸려왔다.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에 당선된 것이다. 당 지도부가 ‘당선 가능권’을 약속한 만큼 국회의원이 된 것과 진배없다. 장씨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당선자 발표식에 참석하지 못한 채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 읍면동대책위’ 사무처장이다. 장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어제(10일) 새벽 화약의 불법 운송 현장을 포착하려다 경찰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화약 운송 차량을 경찰이 호송하는 가운데, 뒤에서 카메라를 들고 쫓는 장씨의 차량을 경찰차가 가로막으면서 사고가 날 뻔한 것이다. 장씨는 “저처럼 (공권력의) 위협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느냐”며 “개인의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씨는 7살 때부터 제주에서 살면서 초·중·고를 나왔다. 연세대 인문학부(철학·사회학 전공)를 졸업한 뒤 다시 제주도로 돌아와 열린우리당 창당준비위 간사,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 등을 지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이 너무 싫어서 열린우리당에 참여했다”며 “선배들을 상대로 잘잘못을 따지고 당에 쓴소리를 하려면 힘이 필요한데, (이번 당선으로) 조금은 힘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씨는 2010년 6·2 지방선거 때 고향(제주 연동갑)에서 도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799표 차(34.2% 득표)로 고배를 마신 적도 있었다. 장씨는 “준비를 거의 하지 못했는데 주위에서 많은 격려를 받아 선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동균 제주 강정마을회장은 “장하나씨는 지난 2월에 구럼비 바위로 향하는 카약 시위를 할 때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바다에 빠지자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직접 바다로 뛰어들었다”며 “국회에 들어가면 그런 용기를 가지고 강정마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현장팀장은 “장씨가 지난해 9월 1.5t 트럭에 생활필수품과 의료품, 가전제품을 가득 싣고 마을을 찾아온 게 기억난다”며 “말과 행동이 하나도 다르지 않는 용기있는 젊은이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로 선출된 3명의 당선자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손을 맞잡은 채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20대 남성 대표 안상현씨, 20대 여성 대표 정은혜씨, 30대 남성 대표 김광진씨. 30대 여성 대표 장하나씨는 제주 강정마을 투쟁에 참가해 불참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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