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3.01 20:15
수정 : 2012.03.01 22:27
|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
옛 민주계 반발
4·11 총선 공천 결과를 두고 민주통합당의 옛 민주계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9일 3차 공천 발표에서 탈락한 다선 원로들이 전면에서 움직이고 있다.
서울 관악갑에서 탈락한 한광옥 상임고문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며 1일 옛 민주계 인사들과 잇단 접촉에 나섰다. 공천심사위 심사에서 탈락했으나 최고위원회의 의결 과정에서 발표가 유보된 정균환(송파병) 전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2차 발표에서 탈락한 지용호(동대문갑) 예비후보 등이 접촉 대상이라고 한 고문 쪽은 전했다.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김덕규(서울 중랑을) 전 국회 부의장도 이날 트위터에 “당신네들의 함량 미달 심사로 60년 민주당의 역사가 풍전등화에 있다”고 공심위를 비판하며 “내 정치 역정과 양심, 신념이 과연 옳았는지 지역구민과 함께 고민하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
한광옥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
이들은 자신들의 공천 탈락이 ‘친노 편중’ 심사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광옥 고문이 탈락한 관악갑에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인 유기홍 전 의원과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 최종 경선에 올랐다. 한 고문의 측근은 “여론조사 결과가 좋은 원로들을 배제하고 경선 상대를 약한 급으로 올린 ‘친노’ 봐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심위에선 한 고문이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문 쪽은 한화그룹에서 대한생명 인수 관련 로비를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최종 경선에 올랐다는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공심위 쪽은 “이 전 의장은 개인적으로 횡령, 착복한 게 아니라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이 경선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친노의 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김 전 부의장과 경선을 벌일 경우 불리할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심위는 “신진 인사 배려 차원에서 정치 신인들에겐 가산점을 줬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들의 움직임이 실질적인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내 옛 민주계 인사들은 심정적으로 동조하면서도 실제로 함께 움직일 명분은 없다는 태도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들 배제는 구 민주계 죽이기”라며 반발했지만,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공천탈락자들로부터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은 건 사실이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썼다. 군포에서 탈락한 옛 민주계 안규백 의원도 “그분들과 같이 움직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 고문과 달리 김 전 부의장은 재심을 신청하기로 하는 등 이들의 대응 방향도 엇갈리고 있다. 전남의 한 옛 민주계 의원은 “수도권에서 무소속 출마가 될 일이냐”라고 했다. 석진환 손원제 기자
soulfat@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