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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27 21:28 수정 : 2012.02.28 08:38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오른쪽)과 김종인 비대위원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새누리당 1차 공천자 발표 진통
비대위 반대 기류에도…공천위, 명단발표 강행
비대위 재의결 요구하자 공천위 회의 ‘원안대로’

새누리당이 이재오 의원 등 친이계 공천을 두고 27일 한바탕 내홍을 겪었다. 이 의원 등을 추천한 공천위안을 비상대책위가 거부하자 이를 공천위가 재의결하며 원안을 확정해, 일단락은 되었으나 ‘쇄신공천’을 둘러싼 당내 공천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 기자실에서 이재오·전재희·차명진·윤진식 의원을 포함한 21명의 단수 후보와 22곳의 전략공천지를 발표했다. 30분 전 비대위에 보고했으나, 비대위가 사실상 ‘부결’ 쪽으로 기울자 독단으로 안을 공표한 것이다. 비대위는 곧바로 공천위안의 재의 요청을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비대위가 공천위에 추천안 재의를 요구할 경우, 공천위는 수정안을 비대위에 상정해 재의결받거나, 공천위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원안을 직접 확정하도록 되어 있다.

정홍원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이재오 의원을 포함한 21명의 1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새누리당 1차 공천자·전략공천 지역 명단

이에 따라 공천위는 여의도 당사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 채 회의를 열었다. 정 위원장은 오후 3시30분께 당사 기자실에 들러 “오전 비대위가 재의 요구한 우리 위원회의 후보자 심사 결과에 대해 10명 중 출석한 9명 전원 찬성으로 재의결했다”는 한마디를 던지고 떠났다. 비대위 재의 요청을 4시간여 만에 ‘제압’한 셈이다.

앞서 공천위 공천안에 대해 비대위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한 비대위원은 “이재오 의원 외 다른 후보자도 공천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민주당은 공천 뒤 ‘도로 열린우리당’이 되었다는 비판이 나오질 않나”라고 말했다. 공천위 안대로 현 정부에서 요직을 역임한 이재오·윤진식 의원 등을 공천하면 ‘도로 한나라당’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표결에 부쳤다고 한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과반수가 반대해 재의 요청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 비대위원은 “첫 공천인데 새로운 인물을 내놓는 방식이었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정 공천위원장은 “우리와 비대위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조율하면 된다”면서도 “우리가 다시 논의해서 올린 것이니 비대위가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공천위와 비대위의 갈등은 일단 쇄신의 방법론 차이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은 ‘엠비 실세 용퇴론’을 제기하면서 인적 쇄신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공천위는 쇄신 공천보다 ‘경쟁력 공천’, ‘대선용 공천’에 더 치중하는 모양새다. 한 공천위원은 “이재오 의원의 경쟁력이 굉장히 높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엠비 정부의 실세였다고 해서 공천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향후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기싸움 양상도 보인다. 정 위원장은 앞으로의 공천 후보자는 비대위 보고 없이 자체 발표하기로 했다. 전날 발표 계획을 비대위가 막은 것에 불쾌해했다고 한다. 한 비대위원은 “오늘도 비대위가 의결하기 전에 공천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해 비대위원들이 상당히 당황해했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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