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2.17 08:21
수정 : 2012.02.17 12:50
공심위, 지지율 조사 등 경쟁력 시뮬레이션
“관료출신 중진·당지도부도 탈락자 나올 것”
민주통합당(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일부 시·도의 현역 의원들에 대해 지지율 등을 토대로 한 경쟁력 시뮬레이션 조사를 벌인 결과, 광주 지역 현역 의원 8명 중 2명만이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런 시뮬레이션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4·11 총선 후보 공천에서 상당수 호남 현역 의원과 일부 관료 출신 중진 의원에 대한 과감한 ‘물갈이 공천’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6일 “공천심사위 차원에서 지난주 광주의 현역 의원 8명과 지역구의 유력 경쟁자가 1대1로 맞붙는 상황을 가정한 경선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결과,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의 의원은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한 의원은 37%를, 또다른 의원은 35%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지역의 현역은 강기정, 김동철, 김영진, 김재균, 박주선, 이용섭, 장병완, 조영택(가나다순) 의원으로,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또한 호남의 대표적인 중진 의원 일부도 경쟁자들과 1대1로 맞붙을 경우 경선에서 패배한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해 현역 의원과 경쟁자 1명이 1대1로 맞붙는 구도로 국민경선을 치른다는 공천 기준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안에서는 관료 출신의 일부 중진 의원과 당 지도부에 속한 인물 가운데서도 공천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핵심 의원은 “공천심사위가 ‘정체성’ 배점을 10점에서 20점으로 높인 건, 당론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 일부 중진 의원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현재의 당 지도부에서도 공천 탈락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공심위 분위기”라고 전했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이날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25%라는 인위적인 (의원 교체) 수치를 제시했는데, (민주당은) 그보다 높은 현역 의원들의 교체가 이뤄지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현역 의원이나 지구당 위원장이 기득권을 지킬 수 없는 구도를 공심위가 만들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에게는 혹독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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