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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2.01 19:07 수정 : 2012.02.01 23:00

정홍원 한나라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 지난 3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공천기준을 설명하고 있다(왼쪽)·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공천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오른쪽).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여야 공천심사위원장 정홍원 대 강철규
민주 ‘재벌개혁 전도사’ 임명해 공천혁명 의지보여
한나라도 ‘원칙있는 검사’ 내세워 19대 총선 대비
박근혜·한명숙 두 여성 대표와 관계가 변수될 듯

민주통합당(민주당)이 1일 강철규 우석대 총장을 19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한나라당의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과 함께 18대에 이어 19대에도 여야의 공천 심판관을 외부인사가 맡았다.

민주당의 강철규 위원장은 ‘공평무사’를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직(부패방지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냈다. 공정위원장 시절 ‘재벌 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그 자리에 걸맞은 추진력과 결단을 보였다. 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심부름하러 온 것이 아니”라며 원칙에 따른 공천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의 정홍원 위원장은 평검사 시절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사건, 수서 비리사건을 맡아 처리했다. 검찰 내에서 강직하고 원칙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부산지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내고 2004년 퇴임한 그는 2007년에는 삼성 특검 후보 물망에도 올랐다. 정 위원장은 “국민 복리를 우선하는 사람을 공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위원장이 공직에서 얻은 이름값과 성품을 보면 공천에서 자신들의 철학을 분명히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들이 바라는 ‘공천혁명’의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자신들을 뽑아준 두 여성 대표와의 관계와 당내 역학 관계가 변수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한명숙 대표가 자신과 ‘깊은 대화’가 가능한 상대로 강 위원장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다. 한 대표와 강 위원장은 국민의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과 부패방지위원장으로, 참여정부에서는 총리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강철규 위원장이 우석대 총장으로 갈 때 다리를 놔준 이가 한 대표였다고 한다. 한 대표는 31일 밤까지 강 위원장을 설득해 답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대표는 심사위원장에 이어 심사위원 후보자들과 개별 접촉을 직접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대표 본인이 19대 공천을 책임있게 이끌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민주당으로선 18대 박재승 위원장을 겪은 반작용 때문일 수도 있다. 박재승 전 위원장은 지도부의 뜻을 돌파하고 뚜렷한 원칙을 내세워 활동 초기 ‘공천혁명’이란 칭송을 받았지만, 교체할 인물과 이를 대체할 인물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뒷말을 낳았다. 한 대표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외부인사들이 대표해야 할 ‘정파적 독립성’과 ‘객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난점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시스템에 의한 공천’으로 이런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반대로 정홍원 위원장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개인적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비대위원장도 정 위원장과의 인연을 묻는 물음엔 “아니다”라고 했다. 사적인 인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정 위원장의 역할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가 생소한 분야인데다가 박 비대위원장 역시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공심위원은 “국민 눈높이에 맞춘 공천을 제대로 하려면 촘촘한 기준에 맞춘 공천을 해야 한다”며 “공천도 이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지난 18대 총선 공천의 후유증 탓이다.

한나라당은 18대 공천심사위원장으로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안강민 변호사를 영입했지만 계파 공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안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나는 계파를 모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외부인사 6명, 내부인사 5명으로 꾸려진 당시 공심위는 외부 인사조차 철저히 친이-친박의 대리인으로 구성된 상태였다. 결국 공천은 지금도 ‘친박 대학살’로 회자될 정도로 철저히 친이명박계 외부 인사들의 입김에 크게 흔들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당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로 극도의 배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 정당 모두 18대 공천 당시 외부 공천심사위원장을 영입했다가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당 대표와 공천심사위원장이, 내부 공심위원과 외부 공심위원이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뒷말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결국 시스템이 무너지는 곳이 지는 경기로 간다는 이야기다.

이태희 성연철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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