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1.31 19:45
수정 : 2012.01.3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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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왼쪽)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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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공천위원 11명 확정…위원장에 정홍원
외부인사 9명 ‘여의도’ 낯설어…‘박근혜 친정체제 강화’ 평가
한나라당이 31일 정홍원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4·11 총선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11명의 위원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8명의 외부 공천위원 대부분이 정치색이 옅은 인물이라 외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영향력이 강력해졌다는 분석이 많다. 18대에 이어 이번에도 검사 출신이 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한나라당이 법조당이냐”는 자조도 터져나왔다.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원회를 열어 정 전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11명의 공천위원을 확정했다. 정 위원장은 특수 검사 출신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2004~2006년)을 지냈다. 선관위원 당시 매니페스토 선거운동 방식을 주도하기도 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개신교 신자들로 이뤄진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부위원장에는 헌법학자인 정종섭 서울대 법대 학장이 선임됐다.
위원으로는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과 항공우주 분야 권위자로 평가받는 박승오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정동극장 극장장과 경기도 문화의전당 사장을 지낸 홍사종 ‘미래상상연구소’ 대표, 학교폭력예방 시민단체인 ‘패트롤맘중앙회’의 진영아 회장, 뮤지컬 대중화를 이끈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이 포함됐다. 당내에선 권영세 사무총장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현기환, 이애주 의원 등 3명이 위촉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국민의 삶을 챙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을 발굴하고 뽑는 것”이라며 “이번에 모신 공천위원들이야말로 어떤 사람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사람인지 잘 선택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당 안에선 외부 공천위원 8명을 두고 “도대체 누구냐”는 평이 많았다. 한 의원은 “대부분 생소한 사람이라 평가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탈정치적인 인물이 대부분이어서 공천위가 박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될 것이라는 평가엔 대체로 일치했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박 위원장이 혼자 선임하다시피 했는데 이들이 정치 현실을 너무 모른다”며 “공천 과정에서 박 위원장의 뜻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공천위원들이 결기 있게 인적 쇄신을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친이계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 친이계 의원은 “공천위원 가운데 친이계 목소리를 낼 사람은 한명도 없는 완벽한 친박 공천위”라며 “결국 박 위원장이 다 하겠다는 건데 우린 이제 당에서 쫓겨날 각오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정치를 모르는 외부 인사를 많이 선발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게 바로 시대 흐름”이라며 “기성 정치권이 비판받는 것은 자꾸 자기들만의 시각으로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18대 총선 공천 당시 안강민 공심위원장에 이어 검사 출신이 다시 공천위원장에 오른 것을 두고도 불만이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또 검사 출신이냐. 한나라당이 법조당이냐”고 말했다. 또다른 한 서울 의원도 “한나라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모두 검사 출신 대표(박희태, 안상수, 홍준표)들 아니냐”며 “그런데도 또 검사 출신을 공천위장에 임명하다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성연철 임인택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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