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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26 20:44 수정 : 2012.01.27 10:29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펴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등록금 등 세심한 정책 필요” “비상 대책 세워야”
‘비대위 역할’ 놓고 설전…김 비대위원 사퇴 관측도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쇄신분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종인 비대위원이 26일 공식 회의에서 비대위의 역할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김 비대위원은 “박 위원장과 상황 인식 차가 커 상당히 고민이다”라고 말해, 비대위원 사퇴 등 모종의 결단을 검토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공개회의 들머리에서 박 위원장은 “국민은 전월세, 대학등록금, 청년 일자리 창출 등 실생활에서 고통 주는 문제에 세심한 대책을 필요로 하는데 그동안 정치가 이런 부분을 잘 챙겨드리지 못했다”며 “쇄신도 국민과 동떨어져선 안 되는데 정책쇄신분과에서 이런 문제를 중심으로 많이 힘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인 김종인 위원을 지목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회의가 비공개로 바뀌자 김 비대위원은 “위원장이 말한 정책은 당 정책위원회 등이 평시에도 해온 것인데 비대위는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예산도 다 확정돼 대학 등록금 문제도 끝난 것이다. 비대위는 집행도 못하는데 무슨 대책을 내놓느냐”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평소에도 “비대위가 비상 상황에 걸맞은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자주 말해왔다. 한 비대위원은 “박 위원장이 김 위원에게 반박을 하지는 않았으나 적잖이 불편한 것 같았다”며 “김 위원은 불쾌한 듯 회의 뒤 곧바로 회의실을 떠났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가 한나라당에 놀러 온 것도 아닌데 당 사람들이 말만 할 뿐 실제 분위기나 자세는 근본적 쇄신과는 영 동떨어져 있다”며 “대선을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과감해야 하는데 박 위원장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비대위원직 사퇴 여부를 두고 당 안팎의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은 이달 초부터 박 위원장과의 관계에 ‘답답증’과 좌절감을 호소해왔다. 박 위원장은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 표현을 삭제하자는 김 위원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명박 대통령 탈당’과 친이계 인적 쇄신 주장도 김 위원의 개인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유통 재벌 규제 등 김 위원의 재벌 개혁 제안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력한 재벌 개혁론자인 김 비대위원은 특히 “자유주의자들이 모이는 다보스포럼에서까지 자본주의의 잘못이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자본의 지배에 한나라당이 어떤 형태로든 태클을 걸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나 자세를 보면 말만 있지 그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 개혁 정책에 관해서도 “당이 수용할 태세가 안 돼있는데 뭘 내놓느냐”며 “선거를 몇 번이나 지고도 무슨 뜻인지를 모른다. 위기를 느낀다면 이렇게는 못한다”고 말했다. 거취를 묻는 물음엔 “내가 알아서 할 것이지만 판단은 빨리빨리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 쪽은 “답답한 쪽은 오히려 박 위원장”이라며 김 위원에 대한 불만을 비치고 있다. 박 위원장의 한 핵심 측근은 “김 비대위원이 애초 기대에 걸맞은 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비대위가 지금까지 소리만 요란하지 한 게 없다. 박 위원장도 매우 답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김 비대위원이 재벌 개혁 등의 정책에서 ‘강력한 카드’를 내걸고 사퇴의 배수진을 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번 보수 삭제 논쟁 때처럼 말 끄집어냈다가 와글와글해서 도로 쑥 집어넣는 짓은 안 할 것”이라며 “어떤 안을 내놓을 것인지를 포함해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범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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