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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1.16 21:12 수정 : 2012.01.26 18:15

한나라당 공천기준 발표
여론나쁜 25% 솎아내고 전략공천 20% 규정
현역의원 “물갈이에만 역점” “졸속안” 불만
탈락자들 박세일 신당이나 무소속 나설수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내놓은 공천 기준을 보면 한나라당 현역 지역구 의원이 공천을 받으려면 최소 2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여론조사 하위 25%를 무조건 공천 신청 전에 탈락시키는 이른바 컷오프 규정을 통과한 뒤에, 20% 전략공천 규정 또는 국민개방형 경선을 넘어야 하는 것이다.

하위 25%에 걸리는 지역구 의원들은 솎아낸다는 공천 기준을 적용하면 34명의 의원이 공천 신청도 못해본 채 탈락하게 된다. 기준은 ‘현역 의원인 아무개가 다시 뽑히는 것이 좋겠느냐’를 묻는 교체지수 조사와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라는 경쟁력 지수를 합산해 결정된다. 모두 여론조사를 거친다. 34명은 한나라당 지역구 의원 144명(비례 22명) 중 불출마를 선언한 8명을 제외한 136명의 25%에 해당하는 숫자다.

여기다 전체 지역구(245개)의 20%를 전략공천하겠다는 잣대를 들이대면 최대 49곳의 현역 의원이 교체 대상에 오른다. 공천이 배제되는 34명의 현역과 전략 공천지역이 상당수 겹칠 가능성이 높지만 산술적으로만 보면 최다 90여 곳까지 현역 의원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지역구 현역의원 교체율이 최대 50%를 웃돌게 되는 셈인데 이는 지난 18대와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현역 의원 공천 탈락 비율인 48%와 43%를 넘는 수치다. 전략공천과 겹치는 지역을 절반인 20곳으로 셈해도 교체 대상이 70여곳에 이른다.

황영철 대변인은 “하위 25% 컷오프에서 통과해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현역이 탈락할 가능성도 있어 물갈이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불출마 선언자가 더 나오면 현역 교체 비율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사실상 공포의 공천안인 셈”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공천 기준안을 두고 다들 공개적인 언급을 피하려는 모양새다. 특정인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찍은 것이 아닌데다 지역구 성적 불량자를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라 섣불리 불만을 내놨다간 스스로 지역구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자인하게 될까 우려한 탓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공천안이 사람을 쳐내는 데만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서울 의원은 “공천은 상대당 후보가 어떤 사람이 나오는지를 보고 해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물갈이에만 역점을 둔 공천안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울 의원도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무조건 내보내는 식으로 하면 가뜩이나 인기가 없는 한나라당이 이 자리를 채울 인재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얼마나 자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좋은 사람을 데려올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경선도 거치지 않고 공천에서 미리 탈락시키면 이들이 박세일 신당이나 무소속 후보로 대거 출마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한 영남 의원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감동이나 새로움 없는 졸속의 냄새가 나는 공천기준안”이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높은 현역 교체율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한 서울 초선 의원은 “지난 총선과 비교할 때 현역 의원이 많이 물갈이된다면 국민도 호응할 것”이라며 “새 인물을 찾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공천 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설 직후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안 그러면 시간이 안된다”고 말했다. 공심위원장으론 외부인 발탁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 안팎에선 공심위원장으로 본인의 의사과 상관없이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인명진 구로갈릴리 교회 목사, 법륜 스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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