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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22 15:54 수정 : 2011.12.22 15:54

뮤지컬 <지하철1호선>의 오디션 장면. 김명진 기자

[esc] 송용진의 턴 온 더 뮤지컬

배우가 말하는 오디션 합격률 높이기 비법

요즘 티브이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살짝 공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방송사마다 앞다투어 만들어댄다. 물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지만, 참가자에게 오디션은 정말 피가 마르는 일이다. 하지만 제작사나 연출가에게 직접 콜을 받는 일부 배우를 제외하고는, 뮤지컬 배우들에게 오디션은 작품을 하고 생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삶의 일부다.

뮤지컬 오디션은 1차 서류심사부터 시작한다. 우편이나 직접 방문접수 대신 인터넷 지원을 하면서, 원서 내고 돌아오는 길의 설렘을 느끼기 힘들어졌다. 보통 1차 심사는 연출가가 아닌 캐스팅 관련 스태프가 참가자의 경력을 주로 보고 뽑는다. 크고 유명한 작품일수록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에, 경력 없는 신인은 소극장 작품을 노리는 편이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춤과 노래를 보는 2차 심사에서는 오디션 날 안무가가 현장에서 직접 춤을 알려준 뒤 그룹을 지어 심사를 받는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안무를 미리 공개하기도 한다. 노래 심사는 지정곡과 자유곡을 모두 하는 경우가 있고, 이 가운데 하나만 듣기도 한다. 심사위원들은 노래를 끝까지 다 들어주지 않기 때문에, 초반에 얼마나 강한 인상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자유곡을 할 때에는 오디션 보러 온 작품과 어울릴 만한 선곡은 필수다. 예를 들어 <헤드윅> 오디션에서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노래를 부른다면, 그냥 “저 떨어뜨려 주세요”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디션 금지곡’으로 불리는 노래도 피하자. 가장 대표적인 노래는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다. 워낙 유명해 여러 지원자가 부르는 노래이므로 월등하게 잘할 자신 없으면 하지 말자.

난 <헤드윅> 오디션에서 록밴드 유투(U2)의 노래를 직접 기타를 치며 불렀다. 나중에 들었지만, 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자신이 원하는 배역이 있다면 머리 스타일이나 의상도 비슷하게 준비해 가는 것도 좋다. 오디션 잘 보기로 유명한 배우 아무개는 오디션 때 거의 코스프레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배역을 얻는 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또 오디션 보는 동안 심사위원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도록 노력하자. 연출·음악감독·안무가·제작자 등으로 이뤄진 심사위원들은 한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다른 작품을 준비하기 때문에 최대한 자신의 개성있는 좋은 이미지를 각인해두는 게 좋다. 그러면 다음 오디션에서 당신을 기억할 것이다. 이들끼리도 종종 오디션 때 본 좋은 배우를 서로 추천하고 소개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 제작사를 찾았는데 새로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의 캐스팅이 한창이었다. 여러 배우를 열거해 놓고, 잘 모르는 배우에 대해서는 함께 공연한 배우나 스태프에게 물어보며 캐스팅을 결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배우에 대한 평가는 나뿐만이 아니라 이구동성 “절대 캐스팅하지 마”였다. 공개 오디션도 중요하지만…, 아직 좁은 뮤지컬 판에서는 막내 스태프에게까지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게 가장 중요한 오디션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송용진 음악창작단 ‘해적’ 대표·뮤지컬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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