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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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아래 특별수사청 두면
또다시 수사 공정성 등 논란 일어
고위공직자들 감시시스템 필요
[싱크탱크 맞대면] 사법개혁의 방향은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검찰은 사법처리의 대상과 범위 등을 독자적·독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공수처와 같은 상시적인 감시·통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상징할 때 흔히 검찰공화국이라는 표현을 쓴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을 ‘검찰공화국’으로 바꿔 부르는 이유는 권력이 검찰에 있고 그 권력의 칼이 힘있는 자에게는 무뎌지고 힘없는 자들을 날카롭게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범죄 혐의가 있어도 검찰의 수사가 개시되지 않으면 진실은 묻혀버리고 정의를 세울 수 없게 된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으면 공개된 법정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다투어 볼 수도 없다. 이렇게 법과 제도적 장치들이 검찰을 권력기관으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상명하복의 검찰조직은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총장의 정치적 소신이나 성향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폐쇄적 조직이라는 점이 더해지면 그 권력 행사의 정치적 독립성 및 중립성은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그동안 힘겹게 지켜오던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검찰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요구가 커지기 시작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함없어야 할 검찰이 정권에 코드를 맞추어 살아 있는 권력에 예속되어가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후 수단이어야 할 국가형벌권이 이미 권력화된 검찰에 의해 최우선 수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검찰의 과잉 형사범죄화로 시민들은 기본권 행사조차 주저하게 되었다. 이명박 정부 3년, 한국 검찰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대한민국일까, 아니면 청와대일까? 국민에게 검찰은 ‘부정부패의 파수꾼’이 아니라 ‘권력의 파수꾼’으로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집단으로 비친다. 검찰권의 오남용 사례도 늘고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검찰개혁 요구에도 한국 검찰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다. 힘센 개혁의 대상이 저항하면 아무도 개혁을 추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에게 선출된 권력인 국회가 나섰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원회는 지난달 10일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10여가지가 넘는 합의안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거나 반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안은 대검중수부 폐지와 특별수사청 신설, 그리고 시민참여와 통제 방식인 검찰시민위원회 설치다. 합의안이 대검 중수부 폐지에 방점을 둔다면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검찰개혁의 대안으로 중수부 폐지가 논의되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때마다 검찰의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되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된 안을 바탕으로 검찰 스스로가 ‘중수부 수사기능을 축소하고 각 지검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안 시안을 만들기도 했으나 실행되지는 못하였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가 논의되면서 중수부 폐지가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은 “중수부 수사가 지탄받으면 내 목을 치겠다”고 강력 반발했으며, 결국 중수3과를 없애는 등 편제조정 수준에 그치게 되었다. 이번에도 국회 사개특위 합의사항에 대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지난달 11일 “정치인들 몇명이 모여서 사법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런 안을 일방적으로 내놓는 게 개혁이라 할 수 있느냐”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독점이 권력남용을 가져오고 이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된 의제이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권력인 국회가 검찰개혁을 논의하고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권한이자 의무에 속하는 일이다.
최근 국회의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대검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신설 등 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 주성영(왼쪽) 한나라당 사법개혁특위 간사와 김동철 민주당 간사가 국회에서 사법개혁 관련 회견을 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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