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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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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고령화 급속도 진행
퇴직 54살로 수십년전과 같아
고용불안은 ‘중산층 기반’ 위협
사회변화 고려 60살로 늘려야
[싱크탱크맞대면] 고령화시대 고용대책은
중·고령 근로자들이 조기퇴직 후 재취업을 하지만 대부분 생계형 영세자영업이나, 임금·근로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이다. 은퇴 뒤 받는 연금금액도 최저생계비에 못미친다
저출산·고령화의 위기에 대비하여 하루가 멀다 하고 정년연장과 고령자 고용안정을 위한 정부의 장기계획들과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 현장에서는 중·고령 근로자들이 40대 후반부터 조기퇴직, 명예퇴직 등으로 평생 직장에서 퇴출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공식 노동통계에 따르면 기업의 규정된 정년은 평균 57살인데 실제 퇴직연령은 평균 54살이다. 근로자들은 정해진 정년보다 3년 일찍 조기퇴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일한 공적 노후소득보장 장치인 국민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60살)과도 6년이라는 격차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향후 국민연금의 수급연령이 2013년에 61살을 시작으로 5년마다 1살씩 상향조정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전체 평균수명은 80살이다. 65살 이후의 기대여명은 약 20살이다. 재취업이 없다면 30년 이상을 연금 의존적 생활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은퇴 고령자들 가운데 국민연금 수급비율은 겨우 10%이다. 수급하는 연금액도 기초생계보장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아주 적은 액수이다.
많은 중·고령 근로자들이 조기퇴직 뒤 재취업을 하지만 주로 생계형 영세자영업이나 임금·근로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이다. 자영업 부문도 넘쳐나는 유입 인구로 경쟁이 심화되고 도산율이 아주 높아졌다. 임금 부문에서 퇴출된 노동력이 기존 자영업자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우리 사회 가장들은 아직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이라는 이중의 짐을 지고 있다. 생애 주된 일자리부터의 조기 퇴출과 고용 불안정은 개개인 가족의 생계뿐만 아니라 건실한 근로중산층의 존재기반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위험에 대응해 정부에서는 2010년부터 기존의 ‘고령자 고용촉진법’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로 개정했다. 기업에서 정년을 정할 경우 60살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는 의무를 강화했고, 정년이 현저히 낮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년연장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여러가지 경제적인 여건(불경기, 높은 임금)과 제도적인 장해 요인(경직된 노사관계) 등을 이유로 기업들은 정년연장에 소극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고령자 고용비용을 낮추어줌으로써 고령자 계속고용과 정년연장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되는 정책수단이 ‘임금피크제’이다. 이 제도는 시행된 지 3년 이상이 지났지만 도입 실적은 아직 5%에도 못 미치고 있다. 현재의 인센티브 제도로는 기업과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대안은 ‘최소정년제’를 도입하고 일정한 준비기간을 거쳐 제도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최소정년은 현재 우리의 경제사회적 여건을 고려해 60살이 가장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준비 기간에는 연령에 따른 임금-생산성 간 격차의 원인이라고 평가되는 연공적 임금체계를 성과·능력급적 체계로 개편하고, 서열적 직급체계를 분화된 직무급 체계로 개혁하는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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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근로자의 평균 정년연령, 퇴직연령, 은퇴연령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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