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3.15 18:01
수정 : 2011.03.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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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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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북하니/
가족입니까
청소년이 읽을 책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던 시대에서 이제는 눈만 뜨면 새로운 청소년물이 나오는 시대가 되었다.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수많은 청소년물 속에서도 이 한 권의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획의 참신함과 동시에 그것이 기획물이라는 것을 잊게 하는 작품으로서의 생생한 리얼리티 때문이다.
네 명의 작가가 한 광고에 등장하는 네 명의 가족들 역할을 하나씩 맡아 각자 단편 하나씩을 쓴 일종의 연작 소설집인 이 책은, ‘가족애’를 내세운 광고를 찍는 가짜 가족들이 그 일을 하면서 실제의 가족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이야기다. 그런 발랄한 설정은 매우 흥미로우나 자칫 잘못하면 기획의 테두리 속에서 인물들이 생기를 잃는 위험성 또한 높은 법이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이야기들은 작가들 각자의 개성이 잘 살아 있으면서도 마치 한 작가가 쓴 작품처럼 자연스럽게 읽히는 감탄할만한 완성도를 이루어냈다.
‘가족’이란 것도 결국은 ‘사람들’의 결합이다. 그것을 우리는 종종 잊는다. 가족이 ‘한 사람’씩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이 소설의 이야기 방식은 바로 그 사실을 절절하게 알려준다. 자기 자신만을 들여다보려는 청소년기의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과 가족인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2010 겨울방학 추천도서. 김해원 등 지음/바람의아이들·9천원.
이경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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