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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3.15 17:47 수정 : 2011.03.17 09:23

합체

[하니스페셜] 북하니/

합체

소설 <합체>는 둘이 있어야 완성되는, 결함을 가진 쌍둥이 ‘합과 체’ 이야기다. 중요한 것은 이 선천적 결함이 합과 체의 계급을 결정해버린다는 사실이다. 계급이나 계층이야 18세기 프랑스혁명과 함께 사라졌다지만 엄연히 우리의 감각 안에 남아 있다.

합과 체의 수련법은 세상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외양을 가꾼다기보다 세상의 그 어떤 시선에도 굳건할 수 있을 자기 강화법에 가깝다. 세상의 시선은 언제나 모법답안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어떤 존재들도 100점 만점을 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게 보자면 합과 체는 둘이지만 하나이고 하나이지만 둘인 아이들이라서, 서로의 결핍과 결함을 나눌 수 있기에 행복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계룡산에서의 수련 기간을 혼자 보내진 않아도 되니 말이다.

100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잠을 잔다 해도 마법의 시간은 기다려준다. 공주가 성장하도록 시간은 조용히 멈춰 준다. 아이들은 방학이 지나고, 하룻밤이 지나면 어딘지 모르게 쑥 커버린 느낌을 준다. 실제 키가 클 수도 있지만 키보다 마음이, 영혼이, 정신이 성숙되어 있을 것이다. “합과 체”는 그런 아이들, 평범하지만 자신의 평범함을 남루하게 느끼는 모든 아이들에게 즐거운 여가와 다정한 위로가 되어줄 소설이다.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박지리 지음/사계절·9,500원.

강유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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