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3.15 17:38
수정 : 2011.03.1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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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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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북하니/
그림 자매
옛이야기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더러 있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끌었던 부류는 옛이야기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점검하려는 의도에서 쓰인, 이른바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이 부류의 이야기는 옛이야기의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만 추출하여 이야기를 단순화시킴으로써 재미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그에 반해 ‘그림 형제’ 이야기를 재해석한 ‘그림 자매’ 시리즈는 서구 옛이야기에 나오는, 그러나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은 온갖 옛이야기들의 주인공을 살아 있는 존재, 즉 ‘에버애프터’들로 되살려낸다.
이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그림 자매’ 시리즈는 부모의 실종과 이를 풀어 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미스터리와 판타지, 모험 이야기, 로맨스 등 흥미로운 장르 문학적 요소들을 통해 이야기를 종횡무진 엮어 감으로써 재미를 확보한다.
게다가 기존 옛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인물들의 특성과 작가가 제시하는 새로운 성격을 비교하면서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을 맛보는 것도 즐겁다. 마이클 버클리 지음, 노경실 옮김/현암사·9,800원.
김경연/아동 청소년문학 평론가 및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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