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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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100비트 특집|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가리온 ‘올해의 음반’ 등 3관왕힙합으로 최고 영예는 처음
흑인음악 약진 두드러져
게이트 플라워즈 새별로 뜨고
진보와 디즈는 가뭄에 단비 ‘한국의 그래미상’을 표방하는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주인공은 힙합 듀오 가리온이었습니다. 이들은 23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올해의 음반’을 비롯해 ‘최우수 힙합 음반’, ‘최우수 힙합 노래’까지 3관왕에 올랐습니다. 한국 힙합 태동기부터 활동해온 가리온은 엠시(MC)메타와 나찰로 이뤄진 힙합 듀오입니다. 힙합 팬들은 물론 힙합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 힙합의 ‘큰형님’이죠. 이들이 지난해 발표한 <가리온 2>는 무려 6년 만의 복귀작입니다. 김C, 음악인의 저력 증명 다음으로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록 밴드 게이트 플라워즈입니다. ‘최우수 신인’과 ‘최우수 록 노래’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지금은 걸출한 록스타가 된 밴드 국카스텐이 지난해 휩쓴 상들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셈이죠. 2009년 ‘이비에스(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발굴 프로젝트 ‘헬로 루키’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 게이트 플라워즈는 지난해 발표한 데뷔 이피(EP) <게이트 플라워즈>를 통해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밴드입니다. 한 해를 대표하는 노래에 수여하는 ‘올해의 노래’에는 모던록 밴드 뜨거운 감자의 ‘고백’이 꼽혔습니다. 누군가에겐 음악인보다 방송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김C가 속한 밴드죠. 김씨는 이번 수상으로 음악인으로서의 저력을 증명해냈습니다. 뜨거운 감자의 이전 음악 스타일과는 많이 다른 ‘고백’은 예쁜 선율과 고운 노랫말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파고 들었습니다. 역시 아름다운 사랑 노래는 변하지 않는 스테디셀러임을 증명했습니다. 한 해 동안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인 음악인에게 수여하는 ‘올해의 음악인’에는 록 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가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이전 소속사로부터 독립한 뒤 어려운 여건에서도 2집 <와일드 데이스>를 발표했는데요, 이는 30일 안에 음반 제작·배포를 완료하겠다는, 스스로 정한 도전적 과제의 결과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의견을 음반 제작에 반영하는 등 새로운 실험도 해냈습니다. 누리꾼들이 분야별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해 선정하는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에서는 태양(남자 부문), 김윤아(여자 부문), 에프엑스(그룹 부문)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느 정도 음악적 성취를 이뤄내면서 동시에 대중의 사랑까지 독차지했음을 뜻하는 상이기에 수상자들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대중의 사랑까지 독차지 전체 수상 결과를 보면, 록의 전통적 강세 속에 흑인음악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올해의 음반’을 받은 가리온이 대표적이죠. 힙합에서 이 상을 가져간 건 처음입니다.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에미넘, 카니에 웨스트 등이 그래미 ‘올해의 앨범’ 등 본상 후보에 꾸준히 올랐지만 수상에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가리온은 해냈습니다. 진중하고 짜임새 있는 100% 우리말 랩으로 ‘가볍고 성의 없는 음악’ 내지는 ‘애들이나 좋아하는 음악’으로 폄하되곤 했던 힙합의 자존심을 되찾은 것입니다. 아르앤비(R&B)·솔 분야에서 상을 받은 진보(음반)와 디즈(노래) 또한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존재입니다. 이른바 ‘소몰이 창법’으로 불리는 뻔한 방식 대신 한층 높은 수준의 아르앤비·솔의 전범을 보여줬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댄스·일렉트로닉 분야에서 상을 받은 투에니원(음반)과 미스 에이(노래)는 흑인음악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댄스 음악으로 걸그룹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김제동 사회, 인터넷 생방송 이날 시상식은 한겨레신문사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위원장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공동주최로 열렸습니다. 방송인 김제동이 사회를 맡았고, 국카스텐, 버벌진트, 스윙스, 산이, 박주원, 라디, 오지은과 늑대들, 고고스타 등이 축하공연으로 무대를 달궜습니다. 시상식은 인터넷 방송 <다음 tv팟>과 <아프리카>, 한겨레 인터넷 방송인 <하니TV>로 생중계됐고, 곧 위성·케이블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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