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스페셜] 사진마을/
심리카페 홀가분갤러리 치유밥상전
<한겨레>‘사진마을’ 독자들의 사진작품 13점. 언뜻 보면 흔하디 흔한 일상이다 그런데 감흥과 울림의 심리적 에너지는 상상 이상이다. 멘탈 샤워장이다내 생애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받는 이도 차려주는 이도 그 자체로 치유다-
제가 사는 곳은 지방 소도시입니다. 주말 같은 때 동네식당에 가면 그곳의 식탁 풍경이 해맑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약간 왁자지껄하고 정돈되어 있지 않지만 생동감이 넘칩니다. 약간 과장하자면 밥이 행복의 매개체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서울 한복판의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나 특급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는 한 번도 시골 그 식당들의 행복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지방 소도시의 시골 밥집과 특급호텔 식당의 행복감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치유밥상전은 그런 소박한 의문과 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어떤 거품도 없이 밥의 본질에 집중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동네 식당과 호텔 레스토랑
실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심리카페 홀가분갤러리에서 지난 10월25일부터 ‘치유밥상전’(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중인 사진 작품들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작품수도 13점으로 많지 않고 사진의 크기도 압도적이지 않습니다. 사진 작품으로서의 미학적 완성도도 최고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한겨레>의 ‘사진마을’ 독자들의 사진작품 중에서 고른 것이라, 언뜻 보면 흔하디 흔한 일상 속의 풍경을 담은 생활사진가들의 아직은 투박한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치유적 밥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더할 나위 없이 꽉 찬 내공을 지닌 치유전문 사진작가의 작품들입니다. 밥의 원형과 관련된 보통 사람들의 순수한 에너지를 담아냈다는 것, 그 순수한 에너지 속에 ‘일상에서의 치유적 인자’가 있다는 것을 어떤 세련된 상징물보다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이라서 그렇습니다. 그 사진들이 시인의 정갈한 언어들과 연합하여 생성하는 심리적 에너지는 상상 이상입니다. 외형은 작고 소박하지만 치유밥상전 관람객들이 토로하는 감흥과 울림은 강렬합니다.
단번에 무장해제 시키는 눈빛
이명수/마인드프리즘 대표· 심리기획자, 트위터@mep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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