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자동차 ‘미래’연비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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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카페테리아
대표적 방식은 엔진 직분사와 터보차징
자동차 웹진 카페테리아(carfeteria.hani.co.kr)는 자동차 연비에 대해 다양한 기사를 다뤄왔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각 자동차 메이커들이 어떤 연비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종합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모빌리티 수단이 언젠간 전기로 이행될 것이라는 데에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 이행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분명한 것은 전기차를 몰아본 소비자들이 아직은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자동차의 미래가 전기차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연비나 환경규제, 소비자 동향을 고려해 당장은 어떻게 엔진을 효율화, 슬림화하느냐에 골몰합니다. 전방위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 거죠.
벤츠의 특이한 실험
이달 초에는 베엠베(BMW)가 ‘이피션트 다이내믹스’라는 자사의 미래자동차에 대한 기술전략을 설명하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4가지 차를 선보였는데, 하나는 미니E, 둘은 액티브하이브리드 X6과 7시리즈, 나머지 하나는 그 이피션트 다이내믹스 기술을 듬뿍 집어넣은 320d 수동모델입니다. 각각 순수전기차, 전기모터만으로도 달릴 수 있는 풀하이브리드, 전기모터를 보조역할에 국한하는 마일드하이브리드, 그리고 성능과 연비기술을 모두 집어넣은 클린디젤 모델입니다. 320d의 연비는 베엠베 최고급인데 22.2km/리터라고 합니다. 다양한 실험적 라인업이죠.
베엠베는 탄소섬유로 경량화한 도시형 ‘메가시티 전기차’를 2013년께 전세계적으로 대량 보급하겠다는 상당히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쨌든 현재로서는 이렇게 하이브리드나 클린디젤까지 포함한 4중 포트폴리오를 밀고 나가는 거죠.
여기에 대응하는 벤츠의 미래기술 브랜딩은 ‘블루이피션시’입니다. 벤츠는 이 컨셉에 따라 만든 2개 모델을 국내에 내놓았는데 두 모델 모두가 엔진 다운사이징의 대표 제품입니다. 즉 차체 사이즈와 형태를 그대로 두고 엔진을 더 작고 강하게 개선한 것이지요. 이렇게 고효율화와 친환경성을 양립시켜가겠다는 겁니다.
승용차 연비를 높이는 대표적 방식은 엔진 직분사와 터보차징입니다. 사실상 전 세계의 엔진은 디젤이든 가솔린이든 하이브리드든 다들 이쪽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벤츠의 실험은 더 특이합니다. ‘디조토엔진’이라고 해서 가솔린 자연착화방식을 실용화하는 것을 앞서 고민하고 있죠. 가솔린엔진을 플러그로 점화하는 것이 아니라 디젤엔진처럼 고압으로 눌러 자연 연소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엄청난 효율을 낼 수 있겠죠. 벤츠에서 가장 무거운 S클래스에 1.8리터짜리 이 엔진을 달고 몰아보니 연비가 18.9km/리터가 나왔다고 합니다.
클린디젤 분야 선두 현대기아차의 대비책은 ‘블루 드라이브’입니다. 가솔린 쪽은 멀티포인트인젝션(MPI)에서 직분사(GDI)로 라인업하는 중입니다. 디젤은 R엔진을 통해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룬 상태입니다. 쏘렌토를 봐도 얼마 전까지 연비가 리터당 10Km 정도였는데 지금은 50% 정도 더 올라갔습니다. 하이브리드도 아반떼와 포르테 LPi 모델을 냈고, 순수 전기차는 며칠 전 ‘블루온’을 발표해놓고 시장동향을 계속 지켜볼 셈입니다. 친환경 연비의 강자로는 프랑스 푸조를 빼놓을 수 없죠. 푸조의 HDi엔진은 디젤 직분사터보에 수동 기반 변속기를 조합해 직분사+터보+수동의 삼중 연비효과를 냅니다. 여기에 엔진 아이들링 스탑 기능까지 보탠 eHDi 엔진 차는 연비가 20km대 중반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서도 최근 업계 처음으로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를 결합시킨 모델을 내놓았죠. 푸조는 3리터 이상급 엔진은 승산이 없다고 아예 포기했다고 합니다. ‘블루모션’을 내세운 폴크스바겐의 연비 경쟁력도 막강합니다. 델파이의 4세대 커먼레일 직분사 기술을 도입해 현재까지는 클린디젤 분야에서 가장 높은 연비를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블루모션 라벨을 붙인 폴로 제타 골프 모델은 일본 하이브리드보다 연비가 높고 유해 배출가스도 적어 최고의 친환경차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연비가 무려 30.3km/리터에 이르고 배출가스도 87g/km에 불과합니다. 중국의 야심찬 도전 디젤 불모지 미국은 지엠의 하이브리드 ’볼트’가 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 특히 주목 대상입니다. 가솔린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모터로만 달립니다. 엔진이 충전해주기 때문에 항속거리가 많이 늘어납니다. 장거리 여행이 많은 미국에 안성맞춤이죠. 일본이 하이브리드 ’원조’가 된 것은 미국이 주요 시장인 탓도 있습니다. 일본 국내시장도 토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가 톱 셀러를 다툴 정도로 하이브리드가 완벽하게 안착했습니다. 미국에서 하이브리드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비싸 클린디젤이 자리 잡기 어려운 탓도 있습니다. 특기할 것은 전기차에 대한 중국의 관심입니다. 중국은 삼성전자가 디지털화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활용해 일본 소니를 제친 것을 주목합니다. 엔진차에서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틈을 타서 자동차시장을 평정하고자 하는 야심을 갖고 있죠. 대표주자가 배터리 업체에서 자동차 업체로 변신한 BYD입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야심과 지원은 아주 막대합니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있는 것 같지만요. ▶ 카페테리아 바로가기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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