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석 국민대 교수·과학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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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GMO논쟁 4. 어떻게 할까
공공 논쟁 통한 사회적 합의에 해답 지엠오(GMO)가 안전한가 위험한가 하는 논쟁은 지엠오가 처음 상품으로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이 이렇게 좀처럼 끝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엠오의 안전성 여부에 대해 전문가집단인 과학자들 자신이 합의를 못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위험’ 태도 사람마다 달라 이렇게 아직 그 안전성에 대한 과학계의 합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콩, 옥수수, 면화, 감자 등에 이어 다른 많은 지엠오 작물들이 국제적 경쟁 속에서 속속 개발되고 상품화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과 대책의 시급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엠오의 위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정부나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공공 논쟁을 통한 사회적 합의에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에 대한 태도들은 사람마다 매우 다양합니다. 이는 그들이 지닌 서로 다른 가치들을 반영하는 것인데, 사실 이런 가치의 다원성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입니다.따라서 지엠오의 위험에 대처하는 최종적 결정은 그 내용이 어떤 것이든 민주적인 공공 논쟁을 거쳐 공고한 사회적·정치적 수용 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을 경우에만 오랫동안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으로 인해 지엠오의 위험에 대처하는 사회적 의사결정에서 ‘시민 참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하겠습니다. 왜 시민 참여를 통해 지엠오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나을까요? 일반적으로 과학 관련 정책에서 시민 참여가 필요한 이유는 두 가지라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첫째, 일반 시민은 전문가가 지닌 지식과는 성질이 다른 유용한 통찰과 지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는 대개 실험실에서 얻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지식만을 갖고 있지만, 일반 시민은 현장의 경험을 통해 얻은 실용적 지식(예컨대 지역환경에 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정책에 대한 신뢰도 평가와 가치 판단의 능력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숨기기보다 인정에서 출발 둘째, 시민 참여는 논쟁적인 신기술들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완화함으로써 정부 정책과 규제기구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 참여는 대중의 우려를 건전하게 표출할 수 있는 제도적 공간을 마련해줄 뿐 아니라, 그렇게 해서 형성된 정책은 정당성과 사회적 수용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엠오에 대해서 아직은 과학자도 정부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지엠오에 대한 올바른 정책은 사실을 숨기는 것보다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과학자가 권위적 태도를 고집한다면, 그것은 자신들도 책임질 수 없는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는 일이 되겠지요. 정부와 과학자와는 다른 시각을 지닌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엠오 문제를 통해 이제 우리 모두는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스스로 미래를 함께 모색하고 만들어가는 초유의 전지구적 실험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조심스럽게 한 발 두 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 실험에서 시민 참여가 요청되는 것은, 무엇보다 그것이 지엠오의 위험에 대해 중지를 모으고 사회적 합의를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김환석 국민대 교수·과학사회학
이익-불이익 집단 이해관계 조정을
장호민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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