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스카르 오지 마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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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웹진] 스페셜 콘텐츠 | 조현기자의 휴심정
라다크 잔스카르 순례기를 시작하며 휴심(休心)을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마음을 쉬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명상이나 수행·수도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나 관세음보살과 같은 성인과 수호자들을 관상하거나 주문을 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순례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문명이 편리해지면서 호텔을 이용한 편한 성지순례도 많지만 아직도 티베트의 수도 라사를 향해 온몸을 땅에 엎드리는 오체투지로 수천 리를 가는 고행을 자처하는 순례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순례는 생을 거듭하면서도 좀체 버리지 못하는 집착의 끈을 끊거나 거듭나기 위한 고행입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누군가 명상을 비롯한 많은 수행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훌륭한 수행법인지를 물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달라이 라마는 “수행법에는 우등하고 열등한 것이 따로 없지만, 순례가 가져다주는 유익함이 크다”며 순례를 적극 권장했다고 합니다. 왜 달라이 라마는 수많은 수행·수도의 방법 중에서 유달리 순례를 권장했을까요? 히말라야 오지 중의 오지 순례는 예고되지 않은 드라마입니다. 늘 예상치 못한 일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순례자는 시험에 듭니다. 체력과 마음의 한계 상황을 초극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오랫동안 잠자던 내면이 깨어나기 시작합니다.휴심정에 새로 연재되고 있는 ‘라다크·잔스카르 순례기’는 거대한 히말라야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을 순례한 기록이며, 꼭꼭 숨은 우리의 내면을 깨우는 여정입니다. 휴심정은 그동안 ‘하늘이 감춘 땅’과 ‘인도오지순례’ 등을 통해 세파에 물들지 않은 숨은 땅을 찾아갔습니다. 라다크와 잔스카르는 ‘하늘이 감춘 땅’과 ‘인도 오지 순례’보다 훨씬 강도 높은 고행이 요구되는 곳이었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오지 취재는 무리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번 순례를 강행한 것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그런 오지를 홀로 찾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이번 순례는 <나는 걷는다 붓다와 함께>의 저자인 청전 스님과 함께 했습니다. 히말라야의 산간도시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의 지도 아래 20여년째 수행중인 청전 스님은 해마다 한달 가량씩 라다크와 잔스카르 일대를 순례해왔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보시 받은 의약품을 가득 싣고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찰의 스님들과 오지마을 사람들에게 의약품과 생필품을 나눠주어 ‘산타 몽크’(산타클로스 스님)로 불립니다. 30대부터 그 일을 시작했던 그는 “이제 체력의 저하로 그런 고행을 더 이상 계속할 수 없기에 그 순례를 그만 두기 전에 마지막으로 조 기자에게 라다크·잔스카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다”고 순례에 초청해주었습니다. 인류 문화의 마지막 보고 이에 따라 지난 6월 말부터 25일 동안 라다크와 잔스카르 순례에 나섰습니다. 1959년 중국의 침공으로 인해 대부분 파괴되고 멸실된 티베트와 달리, 옛 티베트의 구게왕국이면서도 2차대전 이후 인도땅으로 남아 지금까지 티베트 불교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라다크와 잔스카르는 인류 문화의 보고였습니다. 특히 아직도 문명에 찌들지 않은 채 천연의 얼굴을 간직하고 있는 오지인들의 표정은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습니다. 5박6일 동안 지상 최고의 설산 고갯길 중 하나인 싱고라를 넘는 등 험한 순례길에서 휴심정 독자들에게 보여줄 동영상을 위한 비디오와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숟가락 하나 들 힘이 없었던 때에도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곁들인 ‘라다크·잔스카르 순례기’는 우선 1차적으로 11회에 걸쳐 선을 보이고, 계속 이어서 30~40회 휴심정 독자들을 찾아갈 것입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cho@hani.co.kr ▶ 조현 기자의 휴심정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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