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8.19 14:11
수정 : 2010.08.1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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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언론기능 청소노동자에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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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스페셜 웹진] 스페셜콘텐츠 | 사진마을
‘밥 한끼의 분노’ 취재기
사진마을(photovil.hani.co.kr)에는 지난 6일 ‘밥 한끼의 분노-후속취재’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제가 그 이틀전 올린 ‘트위터 긴급취재-밥 한끼의 분노’에 대한 후속편인데요. 트위터가 어떻게 기사작성에 도움을 주고, 작지만 약한 이들에게 힘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트위터를 시작한 지 서너 달 동안 계속 “트위터로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8월 초에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의견들이 트위터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한 가닥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청소물품보관소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것이 트윗의 핵심이었습니다. 사진기자로 입사한 저로선 뉴스를 접할 때 글보다 사진으로 먼저 확인하려 합니다. 그래서 우선 공공노조의 협조로 사진을 입수해 ‘사진마을’에 올리고 트위터로 링크를 걸었습니다. 다음날엔 직접 서울대병원을 찾아가 청소노동자들의 점심식사를 취재하고 역시 트위터로 링크를 걸어 올렸습니다. 미디어몽구(@mediamongu)님과 민노당 이정희 대표(@heenews)님이 저의 트윗글을 리트윗(RT) 해준 덕으로 삽시간에 수 만 명에게 전파가 되었습니다.
트위터의 여러 기능 중에서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체감한 날이었습니다. 저는 트위터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인 언론을 본 적이 없습니다. 뉴스 생산자(언론, 기자)와 수용자(독자, 시민) 간의 쌍방향 소통성에서도 트위터는 강력합니다. 신문과 방송의 경우 수용자들이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써 의견을 제시합니다. 포털과 온라인뉴스매체의 경우 덧글로 의견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트윗은 불과 몇 초만으로도 자신이 접한 뉴스를 RT할 수 있습니다. 뉴스를 최초로 보낸 사람에게 답을 할 수도 있으며 자신을 팔로하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붙여 전달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5천여 명의 방문객이 사진마을에 올린 ‘밥 한 끼의 분노’를 읽었으며 제가 날린 트윗에 대한 RT 숫자가 순식간에 3백 개를 넘겼습니다. 서울대병원장이 직접 병원을 둘러보고 청소노동자들의 휴게공간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주엔 병원장이 청소노동자와 직접 면담을 했고 처우개선을 약속했습니다. 마침내 지난 14일부터 물품보관실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별도의 휴게공간은 아직 준비되지 못했지만 점차 해결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한국의 트위터 사용자 수는 1백만 명을 막 돌파했습니다. 저는 1백만 명이 모두 어떤 수준이든지 기자와 독자와 행동하는 시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의 힘은 사용자 모두에게서 나옵니다. 곽윤섭 기자 @kwak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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