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쉽지만 사진은 쉽지만은 않다
|
[하니스페셜] 하니포토워크숍
심사평|이 밋밋함의 정체는?
“밋밋하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뉴칼레도니아에 이은 안동 워크숍의 추이대로라면 나아져야 마땅할 터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난 워크숍을 모두 지켜봐온 어떤 분의 지적이었습니다. 심사평을 “맵게 써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습니다. 이상하죠. 밋밋한 사진들에 매운 평을 곁들이면, 얼추 간이 맞는다는 건가요?
정답을 모르기 때문에
밋밋한 사진의 대척점에 화끈한 사진이 정좌하고 있지 않다는 걸 우리는 압니다. 밋밋한 사진에 대한 질타는 화끈한 사진에 대한 주문서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밋밋함을 지적할 필요를 느낍니다. 이 밋밋함은 저 밋밋함과 다르거든요.
아마도 열정이 아닐까요? 그 말이 가진 낭만성 때문에 주저하면서도 딱히 대체할 말을 모르겠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열의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뜨거운 집중을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없었습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놓고, 이야기꽃을 피우기보다는 이번 워크숍과 저번 워크숍이 뭐가 같고 뭐가 다른지 궁금함을 나누어야 했습니다. 질문과 추측만이 오갔습니다. 정답을 모르기 때문이죠.
열정을 들먹였지만, 참가자들의 열정을 저번과 이번으로 나누어 측정하는 건 가당치 않은 일입니다. 열정은 의심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피 같은 돈과 시간을 내는 것만도 쉬운 결단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 뜨거움을 가슴에 담아두지만 말고, 사진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그 지점이겠죠. 이 워크숍은 드러내고 표현하는 자리지,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두고 음미하고 간직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드러낸다는 것은 그 자체가 방법이요, 형식입니다. ‘무엇을’은 기본전제요,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를 얘기하고, 나누겠다는 것이 워크숍 진행팀의 약속이었습니다.
사진콘테스트가 아니기에
카메라는 쉽지만 사진은 쉽지만은 않다
|
카메라는 쉽지만 사진은 쉽지만은 않다
|
| |
하니포토워크숍 사진가 등용 프로젝트
|
■ 이꽃리 뜨거운 3박4일을 함께했던 참가자 여러분과 작가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모든 분들의 열정이 스승이었습니다. 사람은 자연 속에 살아야 한다거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먹이사슬의 현장에서, 스스로 사용자가 아닌 숲의 구체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틈’은 무엇과 무엇의 ‘사이’이기도 하지만, 잊고 있던 수많은 ‘사연’들이기도 합니다. 부족한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적지만 그 극한 속에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그 이유를 존중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막연한 독백에 용기를 주신 소중한 벗들께 감사 드립니다. 단행본과 잡지 기획편집, 전시기획을 해왔으며 현재 출판사 ‘숲의 틈’ 대표로 숲의 사회학과 인문학 관련 서적 등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먼지만 쌓인 권태에 다시 생긴 힘”
■이재영 10년 전에 카메라를 처음 샀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진을 찍었고, 보았고, 느꼈습니다. 10년이라 하면 뭔가 대단한 내공이 쌓여 있을 줄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내공은커녕 권태로운 카메라에는 먼지만 쌓여 가더군요. 전환점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참가하게 된 ‘하니포토워크숍’. 나의 십 년을 반성하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해왔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3박4일 동안 나에게 집중했습니다. 그에 대한 나름의 결실에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십 년을 다시 뛸 수 있는 힘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손에 닿고 있진 않지만, 그리고 여전히 더딜 테지만, 날카로운 해답을 기대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불완전함은 두렵지 않습니다. 7월의 제주도에서 멋진 사진들로 자각하게 해준 3기 동료들과 주옥같이 알찬 리뷰를 선사하신 강사 분들, 그리고 고생하신 스텝 분들께도 깊은 감사 드립니다. 제품사진을 3년간 촬영했고, 현재는 사진에 대한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다시 한계 타고 넘어갈 벽으로”
■이종훈 쉽지만 어렵습니다. 점점 어려워집니다. 한 장 한 장이 아쉬움입니다. 내보이기 부끄러울 뿐이지만 또다시 한계를 타고 넘어갈 벽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정진하겠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녹색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사랑하는 머루와 반달이,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