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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15 22:46 수정 : 2010.06.15 22:47

“작은 씨앗 하나에서 저 커다란 숲이!”

[하니스페셜] 제1회 생물번개

바이오블리츠란 24시간 동안 주어진 지역의 살아있는 모든 생물종의 목록을 조사하는 행사입니다. 이것을 지키기 위해 내빈 소개 및 인사말조차 엄격하고 진지하게 초 단위로 시간을 준수하는 모습이 색달랐습니다. 시간 엄수를 위해 행사는 시작선언 직전까지 박진감이 넘쳤고, 참석자들 모두 한 목소리로 카운트를 외치자 ‘24:00’으로 맞춰져 있던 시계가 움직였습니다.

훌라후프의 새로운 발견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자연 속에서 눈높이를 맞춰 배우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친구가 된 초등학교 3학년 다현이와 함께 몇 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수업을 마칠 때마다 나란히 관찰 노트에 도장을 받으며 뿌듯한 눈빛을 교환했지요. 숲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훌라후프의 새로운 발견
가장 즐겁게 참여한 수업은 훌라후프 바이오블리츠였습니다. 집에서 흔히 가지고 놀던 훌라후프를 땅 위에 놓고 4등분 한 후에 각각의 위치에서 발견되는 식물들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관찰 기록지를 쓸 때 식물마다 다른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이어서 아이들도 쉽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참여한 훌라후프 팀에서는 쑥과 제비쑥, 벌씀바귀, 망초 그리고 산딸기와 싸리나무를 찾았습니다. 그 중 산딸기는 잎사귀가 2~3개 밖에 되지 않았으며 싸리나무는 30㎝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숲에서 자연적으로 싹이 트고 또 자랐다고 생각하니 묘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저 커다란 숲을 이루는 수많은 나무와 꽃, 식물들이 모두 작은 씨앗 하나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피부로 와 닿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전문가와 한자리에


내가 참석한 마지막 행사는 ‘전문가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이날 등장한 전문가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백가지> 등으로 잘 알려진 이유미 박사였습니다. 국립수목원 연구원인 이 박사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 쉬운 풀이나 꽃, 나무 등에 대해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책으로 엮어내신 분입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이런 분과 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설레었습니다.

이유미 박사님은 나무에 대한 전문적인 질문부터 동식물을 전공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물어본 식물학자의 미래나 보람 등에 대한 질문에 성심 성의껏 대답해주셨습니다. 나 또한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는 이날 그저 아무렇지 않게 보내곤 하는 24시간이 얼마나 길고 또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소중한지를 깨달았습니다.

조민기/일반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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