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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15 22:30 수정 : 2010.06.15 22:32

[하니스페셜] 제1회 생물번개

36년 사이 척추동물 3분의1 줄었다
식물도 거의 4분의1이 벼랑
이 모두 인간이 저지른 환경죄악
도로나 댐 건설, 갯벌 매립은 치명적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
9월엔 ’정상회의’도 열린다

약 46억 년 전에 지구가 생겼고 약 38억년 전에 최초로 생물이 바다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로부터 수십억 년이 더 흐르고 난 다음인 5억년 전쯤에야 땅에서 생물이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가 나타났다 사라졌고, 약 5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침팬지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습니다. 이렇듯 생물이 생겨나고 없어지는 건 지구 역사에서 되풀이되어온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그 속도가 너무 빨라졌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추락 위기

생물다양성은 동물과 식물, 미생물 종의 다양성, 같은 종끼리라도 유전자가 달라서 나타나는 유전자 다양성, 생물들의 삶터인 생태계의 다양성을 모두 포함합니다. 다른 생물도 그렇지만 인간은 다양한 생물, 다양한 유전자, 다양한 생태계가 주는 혜택 덕분에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 다양한 덕분에 같은 종 안에서도 어떤 개체는 환경 변화나 병충해를 견디고 살아남습니다. 19세기 아일랜드에서 감자 잎마름병이 돌자 감자 농사를 크게 망쳐 100만 명이 굶어죽었지만, 남아메리카에서는 이 병에 강한 유전자를 가진 감자 품종이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생물이 서로 얽혀 사는 삶터인 생태계는 물과 공기를 정화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등 생명체 유지에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지난달 나온 유엔 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는 1970년에서 2006년 사이에 야생 척추동물 수가 거의 3분의1 가량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는 또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종의 멸종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식물 종은 거의 4분의1이 멸종위험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생물다양성을 줄이는 직접적 원인으로 서식지 파괴, 남획, 오염, 외래종 침입, 기후변화 등 다섯 가지를 꼽았습니다. 모두 인간 활동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면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줄어들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추락할 거라는 시나리오도 제시되었습니다. 그 피해는 어업이나 농업으로 생계를 꾸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닥칠 것이라고 합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추나무, 노린재나무, 깜둥이창나방, 벌깨덩굴. 조홍섭 기자

지역주민 소통 참여가 성공 열쇠

유엔은 올해를 생물다양성의 해로 정하고,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줄어드는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각국 정부와 지역사회가 단호한 행동을 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오는 9월 65차 유엔총회에서 생물다양성 정상회의가 열리고,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생물다양성 2050년 비전과 2020년 목표가 수립돼 각국의 생물다양성 보호 상황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방안이 마련됩니다.

이제 모든 나라는 경제발전계획이나 토지, 수자원, 해양 이용계획을 수립할 때 생물다양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도로나 댐 건설, 갯벌 매립 등에 따른 서식지 파괴가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생물다양성 보전 전략은 서식지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지역주민의 참여가 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생물다양성에 관한 정보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며, 생물다양성 보전 상황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널리 알리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사실 정부나 지역주민도 중요하지만, 전체 인간들의 소비나 삶의 방식, 가치관이 생물다양성 감소의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지를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생각과 행동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를 담당하는 국제기구로서 많은 나라가 학교와 사회에서 생물다양성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을 지정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려는 각국의 노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문화다양성이 생물다양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문화를 보호하려면 생물다양성도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2010 유엔 생물다양성의 해 홈페이지=http://www.biodiversity2010.net

임현묵/유네스코한국위원회 과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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