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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26 11:34 수정 : 2011.05.26 11:34

에어뉴질랜드 광고의 한 장면.

[매거진 esc] 김형렬의 트래블 기어

스튜어디스는 로망이다. 여자들에게는 선망의 직종으로, 남자들에게는 은근한 욕망으로. 이 로망을 자극하는 광고 한편이 인터넷을 후끈 달군 적이 있다.

“우리들은 숨길 것이 없어요”라는 타이틀을 내건 에어뉴질랜드 광고에는 공항 직원, 화물 담당 직원, 파일럿 그리고 여승무원들이 출연하는데, 이들은 모두 ‘보디 페인팅 누드’(?)로 등장해 ‘대박’을 터뜨렸다. 에어뉴질랜드는 이어, ‘기내 안전 수칙’을 ‘보디 페인팅 누드’ 차림의 승무원이 설명해주는, 파격적인 안내방송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1912년 독일에서 세계 최초로 등장한 비행기 승무원은 남자였다. 즉 스튜어드였다. 스튜어드는 당시 주요 교통수단인 여객선의 남성 승무원이 비행기 안으로 옮겨온 것이었다. <타이타닉> 같은 영화를 보면, 배 안의 서비스를 맡는 승무원들은 모두 남성이다. 1920년대 미국·영국의 항공사들은 스튜어드 또는 ‘캐빈 보이’를 고용했고, 1926년 팬암 항공사는 처음으로 스튜어드가 기내에서 음식을 서비스하도록 했다.

최초의 여성 승무원, 즉 스튜어디스는 1930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에서 탄생했다. 25살의 엘런 처치는 원래 항공사 간호사였는데, ‘탑승객들의 안전’으로까지 업무 영역이 넓어졌다. 어떤 항공사는 간호사 자격증을 갖춰야 여승무원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당시 비행기 여승무원은 미국에서 여성들에게 개방된 몇 안 되는 직종 중 하나였다. 43명 모집에 200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47 대 1에 이르렀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 뒤 몇년 사이에 미국 항공사의 거의 모든 스튜어드들이 스튜어디스로 교체됐다. 이때 승무원 채용 기준을 보면, 20~26살의 여성이어야 하고, 일정 기준에 맞는 몸무게와 키 등 신체적 조건을 갖춰야 했다. 그리고 결혼을 하면 승무원직을 그만둬야 했다. 당시 미국에서도 스튜어디스는 ‘건강미를 갖춘 꽃’으로 여겨졌다.


김형렬의 트래블 기어
그런데 필자에겐 ‘하늘의 꽃’에 대한 이미지를 산산이 부서지게 한 두번의 계기가 있었다. 먼저 생애 처음으로 미국 국적 비행기를 탔을 때의 충격이다. 너무나 숙련된, 그리고 신체 튼실하고 마음씨 좋은 옆집 아주머니 같은 스튜어디스가 건네주는 기내식! 두번째는 여동생이 ‘꿈에 그리던’ 승무원이 됐을 때다. 여동생은 이렇게 주장했다. “더이상 스튜어디스라는 말은 없어. 오빠도 성차별주의자가 아니라면 그냥 ‘플라이트 어텐던트’(승무원)라고 불러.”

로망은 갔다. 대신 ‘플라이트 어텐던트’의 제1임무는 식사도, 미모도, 서비스도 아닌 승객의 안전 보장이다!

글·사진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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