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8.18 19:26
수정 : 2010.08.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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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학생들이 지난 5일 일본 지바현 다테야마시 ‘가니타 부인의 마을’ 교회 지하에 마련된 시로타 스즈코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시로타 스즈코는 일본에서 자신이 종군위안부였음을 처음 공개한 여성이다. 다테야마/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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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특별기획 성찰과 도전] 경술국치 100년 새로운 100년
④ 공동 역사교육을 위한 실험
평화로운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뭘까.
지난 수십년 동안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한·중·일 세나라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은 ‘공동 역사교육’의 중요성이었다. 안병우 한신대 교수(국사학)는 “지난 전쟁과 식민지배의 상처를 서로 보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공통된 역사관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이에 공감한 3개국은 공동 역사교육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 성과 가운데 하나가 지난 4일부터 엿새 동안 일본 지바에서 열린 한중일 청소년 역사체험캠프다. 2001년 이 캠프가 시작된 뒤 2005년에 세나라 학자들이 공동집필한 역사교재 <미래를 여는 역사>가 나왔다. 이는 이후 한일여성공동역사교재편찬위원회의 <여성의 눈으로 본 한일 근현대사>(2005년), 한·일 역사교사들이 직접 만든 <마주 보는 한일사>(2006년),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현 동북아재단 이사장)의 시립대팀과 도쿄학예대학팀이 같이 만든 <한일 교류의 역사-선사부터 현대까지>(2007년) 편찬 등으로 확장돼 갔다.
그러나 예상보다 보급률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허미선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사무국장은 “역사교재는 일반 교과과정 밖의 부교재이고, 고등학생들에게는 내용이 다소 어려워 널리 보급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한국에서 고등학교 정식 역사 교과목으로 도입되는 <동아시아사>도 의미있는 실험으로 평가받는다. 조철수 동북아역사재단 협력팀장은 “동아시아에서는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실험이기 때문에 주변국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자국사 중심의 국사와 달리 베트남까지 포함한 동아시아 4개국의 관계사를 중심으로 주요 주제별로 단원이 짜였고, 역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한·중·일이라는 국민국가가 성립되기 전의 시대는 가급적 당시의 왕조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 교학사·천재교육 두 출판사에서 편찬작업이 진행중이다. <끝>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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