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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31 15:11 수정 : 2010.01.03 11:12

김용민씨가 진행하는 시사장악퀴즈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날방송’의 신선함에 통렬한 비판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속을 ‘펑’ 뚫는다. 왼쪽은 웹방송 <하니TV>의 인기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한 장면.

[한겨레 2010 새해특집] 누리꾼 세상|웹방송
공중파에서 웹방송으로 옮아간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토크

“폼 잡지 않아도 되고, 하고 싶은 말 다 할 수 있는 것이 웹방송의 매력이죠.”

김용민(35)씨는 자신을 ‘생계형 시사평론가’라고 부른다. 그를 소개할 때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값싸고 질 좋은 시사평론가’라는 문구도 따라붙는다. 그렇다고 그가 싸구려 시사 비평을 하거나, 밥벌이 때문에 비굴해지는 일은 없다. 웹방송 <하니TV>의 인기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서 ‘독한’ 비평을 날리는 그는 누리꾼들 사이에선 ‘용자’(勇者)로 통한다.

그가 진행하는 ‘시사장악퀴즈’도 시청률이 좋을 땐 100만 클릭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끈다. “공중파와 웹방송을 통틀어 이명박 대통령을 대놓고 깔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사 프로그램이 바로 시사장악퀴즈죠. 마니아층을 상대로 한 웹방송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링크]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김씨는 한때 공중파에서 잘나가는 ‘라디오 스타’였다. <한국방송>은 물론 <에스비에스> <오비에스> <시비에스> <불교방송>까지 공중파 시사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볐다. 시사평론가로는 드물게 정치인 성대모사가 가능하고, 가끔 노래도 한 소절 부를 정도로 ‘예능끼’를 갖췄기 때문에 부르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공중파에서 ‘퇴출’을 당했다.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한 시사 비평이 화근이었다. 2008년 10월 <한국방송> 라디오 가을 개편 때는 방송 1시간 전에 퇴출을 통보받는 수모를 겪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는 <시비에스> 라디오 <시사자키>를 진행하면서 이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한 오프닝이 연일 화제를 뿌렸다. 이 대통령을 이승만 대통령에 비교한 오프닝은 ‘시사평론가 김용민의 소신 발언’이란 제목으로 지금도 인터넷 게시판을 떠돈다. 그는 결국 <시사자키>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관련 링크] <시사자키> 2009년 5월31일 오프닝 다시 듣기


그는 스스로를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외압으로 잘린 해직자”라고 위로한다. 한편으론 이참에 공중파라는 부담스러운 짐을 벗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간절하다. “주어진 판, 짜인 판에서 스스로를 검열해야 하고, 밥벌이 때문에 소신마저 꺾이는 것을 보면서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잘린 프로그램보다 그만둔 프로그램이 더 많았죠.”

그에게 웹방송은 갓 잡아올린 생선이다. “웹방송을 선택해 클릭한 사람들이 시청자이기 때문에 폼 잡는 순간 망합니다. 다 벗었는데 뭘 더 가리느냐는 시청자들의 기대가 있기 때문에 솔직할 수밖에 없죠.” 실제로 그가 진행하는 시사장악퀴즈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날방송’의 신선함에 스스로를 검열하지 않는 통렬한 비판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막힌 속을 ‘펑’ 뚫는다. “요즘엔 공중파에서도 연출을 최소화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잖아요. 웹방송의 제작논리를 닮아가는 셈이죠.”

시청자가 활발하게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웹방송은 공중파가 절대로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이다. 시사장악퀴즈는 초기에 기업의 협찬이 없자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보낸 선물로 협찬을 대신했다. “스마트폰 같은 뉴미디어의 보급이 확산되면 시청자들이 웹방송을 직접 제작하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시사와 커뮤니티를 버무린 웹방송을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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