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결전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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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새해특집|두근두근 월드컵]
미리 본 결전의 무대
결전의 땅 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이 조별리그 B조 세 경기를 펼칠 무대는 포트엘리자베스, 요하네스버그, 더반에 있다. 한국은 이들 세 도시를 돌며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차례로 격돌한다. 하지만 바닷가와 고지대를 왔다갔다해야 하는 악조건이다. 원정응원 여건도 좋지 않다. 결전의 무대를 살펴봤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
(포트엘리자베스) 6월12일 저녁 8시30분(이하 한국시각) 그리스와 첫 경기를 치를 곳이다. 남아공 남부 동쪽 끝에 있는 조용한 항구도시다. 인구는 70여만명이고, 사람들이 친절하다고 해서 ‘프렌들리 시티’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다. 인도양 해변에서 1㎞가량 떨어진 경기장은 지붕에 이어붙인 둥근 차단막이 마치 해바라기 꽃잎을 닮았다고 해서 ‘선플라워 스타디움’이라는 애칭이 있다. 관중 4만6000명을 수용하며 신축 경기장 5개 중 가장 먼저 완공됐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 기온은 섭씨 9~20도로 축구 경기를 하기에는 최적이지만 비가 자주 내리고 새벽에는 영하로 떨어질 만큼 일교차가 크다. 남아공에서 범죄율은 가장 낮은 도시지만, 교민이 40여명에 지나지 않는데다 교민이 많이 사는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에서 자동차로 각각 11시간, 8시간이나 떨어져 있어 교민 응원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사커 시티 스타디움(요하네스버그) 6월17일 저녁 8시30분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이 펼쳐질 곳이다. 1886년 금광이 발견되면서 ‘황금도시’로 일컬어지며 성장한 인구 390만명의 남아공 최대 도시다. 사커 시티 스타디움은 요하네스버그 남서쪽 흑인 집단 거주지역 소웨토 인근에 있는 월드컵 주경기장으로, 결승전도 이곳에서 열린다. 그러나 한라산보다 불과 197m 낮은 해발 1753m의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한국팀으로서는 고지 적응이 필요한 곳이다. 칼라바시라고 하는 둥근 조롱박 모양의 아프리카 전통 그릇을 형상화한 디자인에, 외벽에는 붉은색 유리섬유 패널을 붙여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원래 FNB 스타디움이 이 곳에 있었으나 사실상 신축공사를 거쳐 3월께 관중 9만4700명을 수용하는 초대형 경기장으로 거듭난다. 교민이 500여가구에 이르러 숙박 여건은 좋은 편이지만 치안이 매우 불안하다. 흑-백, 흑-흑 간 심한 빈부격차가 있고, 짐바브웨를 비롯한 주변국 밀입국자가 인구의 절반 이상인 200여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지스 마비다 스타디움(더반) 6월23일 새벽 3시30분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1974년 프로복싱 홍수환 선수가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한 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곳이다. 아프리카 최대의 무역항이자 고층빌딩이 즐비한 상업도시이고, 인구 350여만명 가운데 3분의 1을 인도계가 차지하고 있어 동양 색채가 짙은 곳이기도 하다. 최근 완공된 경기장은 7만명을 수용하지만 8만석까지 증설이 가능하다. 과거 백인정권 시절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무장투쟁을 이끈 모지스 마비다의 이름을 땄다. 106m 높이의 경기장 지붕에 ‘하늘 열차’가 설치돼 있어 인도양과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연중 기온이 섭씨 16~25도로 따뜻하지만 교민이 80여명에 불과한데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자동차로 6~7시간이나 걸려 역시 원정응원에는 열악하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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