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12.29 20:41
수정 : 2009.12.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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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정치 이 장면] 진전없는 검찰개혁 영정아래 젖은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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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달 전 장례식에서 ‘대통령님’을 목메어 불렀던 한명숙 전 총리가 여덟 달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걸어간 ‘그 길’에 다시 오르고 있다. 검찰에 체포되던 12월18일, 노무현재단 사무실을 나서던 그의 눈길이 영정 사진에 머물러 축축하게 젖었다. 이 때문이었을까. 그는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온 뒤 자신의 블로그에 ‘아무도 걸어가 본 적 없는 그런 길은 없다’는 시를 올렸다. 아무리 어둡고 가파른 길이라도 누군가는 이미 이 길을 지나갔을 거라고.
수사받던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검찰제도 개혁은 진전이 없다. 표적수사, 정치검찰 논란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어진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지휘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해 검찰은 “한 전 청장을 귀국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공허한 답만 내놓고 있다.
검찰의 한 전 총리 수사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까지 불똥이 튀었다. 정 대표가 곽영욱 전 남동발전 사장의 인사 청탁에 관여한 것처럼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 검찰 수사가 야권 정치인 흠집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의 자의적이고 편파적인 법 적용이 뒤늦게 ‘입증’되기도 했다. ‘삼성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해 유죄판결을 받았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12월4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돈을 주고받은 사람들에 대해선 관대하고, 그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처벌하려 한 검찰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법원은 판결했다.
글 이유주현, 사진 신소영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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