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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추모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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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대 뉴스] 국내
■ 김대중-노무현 전대통령 서거…추모물결
2009년 여름, 진보 정권 10년을 이끌어 온 두 개의 큰 별이 한꺼번에 떨어졌다. 두 별은 빛이 다하는 순간까지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을 외쳤다.
5월23일 오전 9시3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 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져 예순세(63) 해 파란만장한 삶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남기고 간 유서는 짤막했다. 피의사실에 의혹까지 얹어 낱낱이 공개한 검찰 수사로 만신창이가 됐건만, 변명도 원망도 하지 않았다. 그의 죽음은 충격을 넘어 슬픔으로, 분노로 분출돼 전국이 ‘노란 리본’ 물결을 이뤘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500만명의 인파가 마지막 가는 길에 분향했다. 작은 비석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내 몸의 절반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느낌”이라며 목 놓아 울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영면했다. 8월18일 오후 1시43분. 숱한 역경과 가시밭길을 헤치며 민주화와 남북화해에 오롯이 바친 평생, 스스로도 “후회는 없다”고 회고한 삶이었다. 국민들은 민주주의·서민경제·남북관계 진전의 큰 별을 잃었다며 애통해했다. 전국 100만명의 조문객이 그가 가는 길에 헌화했고, 남북정상회담의 문을 함께 열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조문 특사를 보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그를 ‘영원히 기억될 명사’ 36명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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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곧 1주기…대책 입 다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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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참사’ 곧 1주기…대책 입 다문 정부
철거민들이 세입자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건물 옥상에서 농성에 들어가자, 25시간 만에 신속하게 경찰특공대가 투입됐다. 이 강제해산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 등 모두 6명이 불에 타 숨졌다. 1월20일 아침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일어난 ‘용산참사’는, 1년이 다 되도록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한국 사회의 갈등과 후진성을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숨진 철거민들의 주검은 순천향대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채 장례식조차 치르지 못했고, 유가족들은 정부 사과와 철거민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사건 현장에서 농성중이다. 서울대 교수를 시작으로 학계·종교계·시민사회가 잇따라 용산 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내놓았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추석 유가족을 직접 만났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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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차 핵실험…남북관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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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2차 핵실험…남북관계 후폭풍
5월25일 오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 때와 달리, 북한의 사전 예고가 없었다. 은밀해서 충격은 더 컸고, 한반도 긴장은 고조됐다. 유엔 안보리가 제재 결의 1874호를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도는 높아졌고, 이명박 정부 들어 명맥만 유지하던 남북관계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민간·사회단체의 교류는 물론, 남북 경협 기업들의 방북마저 사실상 차단됐다. 지난해 7월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문이 닫혔던 금강산 관광 재개 조건은 더 까다로워졌고, 대규모 대북 식량 지원 논의도 종적을 감췄다. 최근 북-미 대화 재개에 맞춰 한반도 정세는 다소 해빙 기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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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법 ‘날치기’…여당, 헌재결정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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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법 ‘날치기’…여당, 헌재결정 무시
언론 장악의 서슬 퍼런 칼날이 춤을 춘 한 해였다. 여당이 발의한, 대선에서 도와준 몇몇 거대 신문에 방송을 안겨주겠다는 의도가 분명한 방송법·신문법 등이 지난 7월 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국회를 편법 통과했다. 헌법재판소는 법 통과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지만, 국회는 지금까지 아무런 시정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으론 정권의 방송 장악 기도가 노골적으로 진행됐고, 성과를 거뒀다. <와이티엔>(YTN) 사장에 노조와 대립해온 인사가 선출된 데 이어, <한국방송>(KBS) 사장엔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이가 선임됐다. <문화방송>(MBC)에 대해선,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통해 계속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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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촛불재판’ 개입…사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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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철 ‘촛불재판’ 개입…사퇴 거부
신영철 대법관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관련 사건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2월에 판사들이 폭로했다. 보수 성향 판사들에게 사건 몰아주기,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된 야간옥외집회 금지 위반사건의 조속한 심리 진행, 구속 피고인 보석 불허 종용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재판에 개입하고 압력을 넣은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다. 군사정권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재판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자, 사법부 안팎은 들끓었다. 소장 판사들의 반발은 사법파동 수준으로 발전했다. 전국 26개 법원 중 17곳에서 판사회의가 열려 사실상 신 대법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버티기로 일관하며 지금도 대법관 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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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똥파리’ 흥행…독립영화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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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낭소리’ ‘똥파리’ 흥행…독립영화 활짝
2009년은 독립영화의 해였다. 새해 벽두부터 몰아친 독립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감독 이충렬)의 흥행은 예상을 뒤엎는 파격적인 것이었다. 관객이 1만명만 와도 흥행작으로 치는 독립영화계에서, <워낭소리>는 295만2549명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곧이어 개봉한 <똥파리>(감독 양익준)는 독립영화 최초로 와이드 릴리즈(개봉 때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는 전략) 방식을 택했고, 12만2995명의 흥행 성적을 올렸다. 독립 극영화로서는 역시 당분간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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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4대강 추진…반발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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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수정·4대강 추진…반발 ‘활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세밑까지 전국을 달궜다. 이명박 대통령은 11월, 9부2처2청 이전을 핵심으로 하는 행정복합도시(세종시) 계획안의 수정을 공식화했다. 정부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등 원안 수정을 밀어붙였다. 야당과 충청지역 주민들은 물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까지 강하게 반발했다.
4대강 논란은 정부가 6월, 총사업비 22조2000억원에 이르는 이 사업의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본격화했다. 정부는 10월 졸속 논란 끝에 환경영향평가를 서둘러 마친 뒤 11~12월 지역별 기공식을 치렀다. 야당은 “대운하의 전 단계”라며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나섰고, 연말 예산국회는 파행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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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사태 77일만에 타결…험난한 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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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차 사태 77일만에 타결…험난한 회생
1월9일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가 철수를 선언했다. 곧바로 이어진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신청은 쌍용차 구성원과 협력업체, 평택 경제를 격랑 속에 밀어넣었다. 회사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46명을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 사실상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했고, 노동자들은 총파업으로 맞섰다. 노조의 공장 농성과 경찰과의 극한 대치, 파업 77일 만의 극적 타결에 이르기까지 쌍용차는 험난한 질주를 계속했다. 재기를 위한 노력도 국외 채권자들의 반대로 번번이 난항에 부닥쳤다. 12월17일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해 생존의 길을 터줬다. 가까스로 파국은 피한 셈이지만, 쌍용차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특히 회사로 복귀하지 못한 해고 노동자들에게 ‘쌍용차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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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장기기증 ‘사랑’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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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환 추기경 선종…장기기증 ‘사랑’ 확산
2월16일 87살로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1922∼2009)은 살아서뿐 아니라 별세 이후에도 한국 사회에 빛이 되었다. 1969년 최연소이자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추기경으로 서임된 그는 군사독재 시절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함으로써 국민적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김 추기경은 생전에 약속한 대로 각막을 기증해 두 사람에게 빛을 찾아줬으며, 이는 장기기증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20일까지 접수된 장기기증희망 서약자는 18만17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3274명에 비해 2.5배나 늘어났다. 생전에도 “내 탓이오” 운동을 통해 자기부터 변화할 것을 주창했던 김 추기경의 마지막 말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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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 여자 싱글 200점 돌파 ‘김연아 시대’
2009년은 ‘김연아 시대’를 활짝 연 해이기도 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올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고, 피겨 여자 싱글 신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웠다.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07.71점으로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돌파한 김연아는 10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10.03으로 또 한번 자신의 기록을 깼다. <뉴욕 타임스>는 온라인판에서 그를 ‘마라톤 영웅’ 손기정에 비교했다. 김연아는 내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국내 피겨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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