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니콜라 사르코지, 버락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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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연설 “주먹 펴면 손잡겠다”
하토야마 미군기지 대답 “내가 결정한다”
차베스, 오바마에 “악마의 유황냄새 나지 않는다”
베를루스코니 피습뒤 ”난 괜찮아 날 막지 못해”
올해도 지구촌 지도자들의 ‘말의 성찬’은 계속됐다. 그들의 말은 공감을 자아냈는가 하면 비아냥거리가 되기도 했다. <한겨레> 국제부는 2009년 정상들의 말과 그들을 둘러싼 말을 돌아봤다.
최고 화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었다. 2009년 1월 “(적대국들이) 주먹을 펴면 손을 잡겠다”는 취임연설에 세계는 환호했다. 지난 10년간 펼쳐졌던 미국의 일방주의를 끝내고 다자주의 외교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에 단골 미국 비판자들도 평가를 달리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오바마를 가리켜 “이제 (악마의) 유황냄새가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심지어 리비아의 국가원수인 무하마르 카다피는 장장 96분간 벌인 유엔총회 연설에서 “오바마가 영구히 미국의 지도자로 남아야 한다”는 ‘오버’까지 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오바마는 1년 내내 실업난과 의료보험 개혁안 등을 끌어안고 악전고투를 벌여야 했다. 지난 9월 조 윌슨 공화당 하원 의원은 의료보험 개혁을 역설하는 오바마에게 “거짓말이야!(You lie)”라는 외침을 날렸다. 노벨 평화상 수상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폴란드 전 대통령인 레흐 바웬사가 이 소식에 내뱉은 첫 말은 “뭐라고? 이렇게 일찍?(What? So early?)였다.
무엇보다 오바마의 아프간 미군 3만명 증파결정은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오바마의 12월 연설 직전 보낸 공개편지에서 “(파병하면) 당신은 새로운 전쟁대통령이 됩니다”라고 경고했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오바마의 연설 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먼저 많이 먹으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무하마르 카다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마이클 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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