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사동 ‘준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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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다고 모든 것이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자리하지만 멀리 있는 무엇을 경유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멀리 있는 무엇으로 경험되는 것, 혹은 대상과의 관계에서 우리를 일정한 거리 밖으로 밀어내는 영적인 힘을 발터 베냐민은 ‘아우라’라고 했다. 미술관에 전시된 예술품은 그런 아우라를 가진다. 그곳에서 작품은 ‘예술성’이라는 가까이하기 어려운 존재를 통해 경험되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마법의 공간이다. 변기마저도 있어 보이게 만드는 것이 미술관이 아니던가? 자신이 품은 이미지를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액자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미술관 안에서는 말이다. 오창섭 건국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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