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표선의 ‘우정다방’
|
다방은 일제강점기에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안 이 공간의 주인공은 근대를 지향하는 예술가와 지식인들이었다. 그들은 축음기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을 배경으로 커피를 마셨고, 자욱한 담배연기 사이로 예술과 삶을 노래했다. 커피로 대표되는 서구적 기호를 소비하면서 스스로를 나르시스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대견해하는 삶의 군상들이 자리하는 공간! 다방은 첨단의 근대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었고, 비일상을 일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이들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시간은 다방의 얼굴에 온갖 부정적인 의미들을 덧칠해 놓았다. 오늘날 다방에서 화려했던 과거의 흔적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방은 거울이다. 화려한 현재, 변할 것 같지 않은 현재의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 오창섭 건국대 디자인학부 교수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