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의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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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요리보다 요리책 | 스타들의 레시피
대한민국 개국 이래 이토록 스타들의 책 출간이 유행일 때가 있었을까? 지난 1월 출간된 가수 빅뱅의 성공스토리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50만부를 팔아치웠고 배용준의 여행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은 출간 전에 예약 판매만으로 4쇄를 매진하는 기염을 토했다. 출간 분야도 재테크나 패션 등 기존의 실용서를 넘어 에세이나 소설까지 그야말로 전방위적이다. 그중 요리책은 스타들의 가장 고전적인 출간 분야다. 과거 주부 연예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요리책은 이제 싱글족과 초식남이 늘면서 ‘시대의 훈남’에게 그 바통을 넘겨주고 있다는 게 특이사항이다. 그래서 가수 알렉스가 펜을 들었다. 지난주에 출간된 따근따근한 요리에세이 <알렉스의 스푼> (중앙북스 펴냄)은 ‘맛있는 인생을 사는 스위트 가이의 푸드 다이어리’라는 부제에 걸맞게 그의 인생과 그의 인생에서 만난 음식들을 버무려 한 상 먹음직스럽게 차려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아내의 발을 씻겨주던 다정다감했던 그의 매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명동의 유명 의상실 디자이너였던 어머니, 캐나다 밴쿠버의 잘나가는 오너 셰프인 형,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경험 등이 그의 맛과 멋에 대한 바탕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3남매를 벌어 먹여살리려 동분서주하는 어머니 아래서 갖은 알바를 다하며 보낸 캐나다 이민 시절, 서울 옥탑방에서 불안한 미래를 준비하던 가수 데뷔 시절 등을 다 읽고 나면, 와인보단 소맥 폭탄주, 쌀국수보단 순댓국을 즐기는 알렉스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유년 시절의 솔푸드인 어머니의 주먹밥과 형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인 떡볶이파스타 등의 보기 드문 레시피부터, 알렉스만의 다이어트 메뉴와 그가 즐기는 술안주와 파티 음식 레시피까지 친절하게 전수해준다. 알렉스의 팬이라면 노량진 수산시장 목포상회부터 강남 가로수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구반포 상가의 포장마차, 밴쿠버의 이자카야까지 알렉스의 단골집을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혹할 것 같다.
강김아리 기자의 요리보다 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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